“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이 산업용에서 개인용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에 확대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강력한 수요 흐름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MCU 시장 변화에 대응하려면 품질과 공급 역량뿐 아니라 시장이 요구하는 생태계 조성에도 집중해야 합니다.”
파올로 오테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마이크로컨트롤러·디지털IC그룹 마케팅 총괄은 회사가 상반기 동안 MCU와 마이크로프로세서유닛(MPU)의 글로벌 공급망 확장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MCU와 MPU는 정해진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 칩이다. 중앙처리장치(CPU)만큼 고성능은 아니지만 전자제품뿐 아니라 자동차에도 많이 사용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MCU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을 만큼 공급망 이슈가 커졌다. 오테리 총괄은 “MCU 공급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최적화를 통한 제조 역량을 크게 키웠다”며 “올해에는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CAPEX)를 34억~36억달러 규모로 쏟아부을 것”이라고 밝혔다.
MCU 생산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단순 설비 투자뿐 아니라 생산 효율도 증대시켜야 한다. MCU 제조는 현재 대부분 8인치 웨이퍼 중심이다. ST는 12인치 웨이퍼 기반으로 MCU를 제조해 생산성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탈리아 아그라테에 세운 12인치 웨이퍼 공장(팹)이 대표적이다.
생산능력 확대는 MCU 공급량을 늘릴 수 있지만 시장 요구사항을 모두 반영하는 건 아니다. MCU와 MPU 수요 저변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요구사항을 MCU·MPU 제조사가 만족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ST는 우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고객사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조치다. 최근 32비트 MCU는 1000여개 이상 제품을 확보했다. 저비용·저전력·연결성 등 고객 맞춤형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오테리 총괄은 “ST 최초의 MPU 제품 라인인 STM32MP1 역시 고객과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가전, 의료기기, 산업용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기존 MCU 사업에 집중했던 ST마이크로는 2019년 MPU 제품을 출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ST는 MCU·MPU 생태계 조성에도 부쩍 신경 쓰고 있다. 회사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다. 14일부터 열리는 'STM32 디스커버리 데이'도 고객과 개발자, 마케터, 구매·영업직군을 위한 ST 생태계 조성 전략 일환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 커넥티비티, 그래픽사용자환경(GUI) 등 ST MCU를 기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솔루션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개발자 툴을 통해 보다 쉽게 AI에 접근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오테리 총괄은 “행사에서 선보일 ST AI 솔루션은 MCU 최종 제품이나 애플리케이션에서 보다 스마트한 기능을 구현하도록 돕는다”며 “에지 컴퓨팅과 저전력·저지연 특성을 갖춘 내장형 AI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