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기업이 메타버스 세계에 뛰어들고 있다. 한 예로 게임 플랫폼이자 메타버스 플랫폼 대표로 알려진 로블록스는 2021년 기준 하루 접속자 수가 4000만명에 이르며, 이들 접속자는 하루 평균 2.6시간을 사용한다. 이는 유튜브의 약 3배에 이른다. 유튜브가 연간 약 20조원 수익을 내는 것을 감안할 때 메타버스의 확장성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포함한 확장현실(XR) 기술,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등을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 시장은 2024년 923조원에서 2030년 1800조원으로의 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사람들이 메타버스에서 살고 일하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는 진정한 잠재력을 발휘하려면 또 다른 급격한 변화가 필요하다. 이 가운데 인간 중심으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가는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방식으로 알려진 디자인 싱킹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리적인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메타버스'라는 개념에서 한번 생각해 보자.
첫 번째 기업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플랫폼'이기보다 '사용자 기반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이는 앞에서 말한 로블록스의 4310만명에 이르는 일일 활성 사용자와 플랫폼 내 수백만 개의 참여 가능한 공유 경험으로 대변될 수 있다.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하는 콘서트, 구찌의 설치 미술, 스포츠 브랜드 반스의 스케이트 파크 등 로블록스에서 이용자들의 참여 목록은 계속 확장될 것이다.
결국 이것은 우리가 느끼는 기술에 대한 새로운 경험의 측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 대한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한 예로 개발에 대한 어려움을 얼마나 '간편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느끼게 할 것인지, 가상세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실제 세계에서도 어떻게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등 사용자 중심으로 기술을 통한 경험의 연결이 현실과 가상 세계를 자연스럽게 연결된 확장적 세계로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 Cyber-Physical Systems)이다. CPS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 세계와 가상 세계의 융합을 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2006년 미국 국립과학재단에서 처음 사용된 이 용어는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주로 제조 분야에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메타버스를 통해 현실과 가상을 동기화하고 시각화하는 피드백 시스템이라는 CPS 개념은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기존 CPS 대상이 디지털 트윈 기반의 공간적 개념이었다면 메타버스에서는 사물과 사람도 다룬다는 것이다. 현실 세계와 동일한 가상의 쌍둥이, 즉 디지털 트윈이 변화하는 상태와 상호 작용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물리적 기반 속성과 행동을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해야 했다면 메타버스에서는 사용자 기반으로 CPS를 연결하기 위해 '인간'을 더 많이 이해하고 인간중심적인 사고가 더욱더 필요해졌다.
마지막으로 실시간 디지털경험(RTDX; Real Time Digital Experience)이다. 이것은 현실 세계 환경과 세계를 인식하는 실시간 디지털 세계를 혼합해서 경험을 생성하는 것이다. 특히 시장조사업체 IDC의 대니얼 조이 지메네즈 부사장은 “앞으로 시장은 사용자를 참여시키고, 기술과 데이터를 통해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공감적 경험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는 공감적 경험에 더해 물리적 시공간으로 제한되는 현재의 제한을 깸으로써 사용자가 더욱 흥미진진하게 느끼게 할 수 있다. 즉 메타버스에서 경험의 핵심은 현실 세계의 변경 없이 실시간으로 다양한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실 세계와 가상 경험을 결합해 더욱 실감적으로 더 나은 경험을 만들어 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분명한 것은 우리는 계속해서 메타버스를 통해 새롭고 놀랍도록 다양한 것들을 만나고, 모으고, 경험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를 통한 경험의 기회는 훨씬 강력해질 것이다. 물리적 공간과 가상 공간의 교차점에서 인간 중심으로 더욱 가치 있는 경험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기꺼이 디자인 싱킹을 하며 실험하고 실행해 보자.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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