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방한]尹-바이든, 삼성에서 '반도체 동맹' 약속

Photo Image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에서 만났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일만인 20일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양 정상은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안내를 받으며 '반도체 동맹'을 약속했다. 군사·외교를 넘어 경제·안보, 첨단기술·공급망에서까지 동맹 강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54분께 경기 평택시 소재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에 도착했다. 이곳은 삼성전자 차세대 반도체 전초기지다.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장으로 차세대 메모리(D램·낸드)뿐 아니라 초미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도 생산된다. 전 세계 메모리(D램, 낸드)의 약 15%를 공급한다.

윤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22일까지 2박3일간 한국을 방문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기다리고 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반갑게 인사했다. 이 부회장에게 “진작에 왔어야 했는데”라며 격려했다. 윤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대기실로 이동해 담소를 나눴다. 10여분 뒤 바이든 대통령이 도착하자 함께 맞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20분께 오산미군기지를 통해 도착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영접을 받은 뒤 곧바로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로 이동해 윤 대통령과 이 부회장을 만났다.

Photo Image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양 정상은 환하게 웃으며 20초간 악수했다.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 팔과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동선을 안내하며 등쪽에 가볍게 손을 올리기도 했다. 양 정상은 삼성전자 3나노 웨이퍼 배치에 서명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예정인 3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공정 웨이퍼다.

양 정상은 이 부회장 안내를 받아 20여분간 공장을 공동시찰했다. 서병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반도체 시제품을 설명했다. 현재 가동 중인 1라인(P1)과 건설 중인 3라인(P3)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이 삼성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직원들에게 백악관으로 한번 오라고 말하는 모습도 보였다.

양 정상과 이 부회장은 삼성반도체 직원과 양국 관계자, 기자들이 대기하던 주 행사장으로 이동해 연설을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영어로 양 정상을 소개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양국 대통령을 소개하게 돼 영광”이라며 “세계 최대 규모이자 최첨단 반도체 생산 기지인 평택 캠퍼스에 오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 부회장 소개를 받은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오늘 방문을 계기로 한미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 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께서도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의 제공뿐 아니라 미국의 첨단 소재·장비·설계 기업들의 한국 투자에도 큰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Photo Image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에서 만나 방명록이 아닌 삼성전자 3나노 웨이퍼 배치에 서명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예정인 3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공정 웨이퍼다. 대통령실 제공

바이든 대통령도 “이 행사는 이번 방한의 경사로운 시작이다. 양국이 함께 만들어 갈 협력과 혁신의 미래를 상징하기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과 이 부회장에게 사의를 표했다. 이어 “이 공장(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은 양국의 혁신에 대한 긴밀한 결속을 반영한다. 이 칩을 만드는데 쓰이는 여러 기술과 장비는 미국에서 설계되고 생산됐다. 우리의 스킬과 기술적인 노하우를 하나로 모아서 우리는 양국에서 긴요하게 생각하는 국제경제 필수 분야에 중요한 이 칩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이 설계하고 한국이 생산·공급하는 이른바 반도체 동맹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처럼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긴밀한 파트너와 협력해 우리가 필요한 것을 동맹과 파트너로부터 더 확보하고 공급망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양국의) 공동 번영을 증진할 수 있으며, 우리 국민들이 21세기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최선의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취임 1년6개월만의 첫 아시아 순방에서 우리나라를 첫 번째 방문국으로 결정한 이유라고 부연했다.


평택=안영국기자 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