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정조준한다.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비대면 기술을 활용한 헬스케어 사업을 세계 시장에서 추진한다.
나군호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소장과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6일 열린 '전자신문 헬스온'에서 이 같은 사업 계획을 밝혔다.
나 소장과 황 대표는 각각 네이버, 카카오 헬스케어 사업을 총괄·지휘하는 인사다. 이들이 한자리에 나와 계획과 비전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 소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헬스케어 서비스가 가능할지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미국과 일본 두 시장을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있고, 그다음 아세안을 바라보고 글로벌 세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사내병원 등을 통해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네이버는 1월 국내 최고 수준의 사내병원 '네이버케어'를 오픈하고 코로나19 확진 직원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실시하는 한편 네이버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스마트서베이, 환자(PT) 서머리, 보이스전자의무기록(EMR), 클로바 AI콜 등 솔루션을 개발하며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헬스케어를 사내 기업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며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AI 의료 솔루션을 비롯해 헬스케어데이터표준화, 모바일헬스케어서비스, 버추얼케어 등을 시도할 계획이다. 단기로는 카카오헬스케어지갑 기반의 라이프사이클 관리 서비스를 시작하는 한편 의료데이터 얼라이언스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검증한다. 장기로는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예측·관리 시스템과 다양한 서드파티 헬스케어 서비스·데이터 생태계를 구성하겠다고 공개했다.
황 대표는 “나아가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진출에 올라탈 수 있는 그런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면서 “지분 관계나 투자 여부와 상관없이 시스템에 들어와서 사업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등 오히려 카카오가 스타트업의 선택을 받는 입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헬스케어 사업 무게 중심을 글로벌에 둔 까닭은 성장성 외에도 국내 규제 환경이 불확실하고 사회적 논란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비대면 진료를 한시 허용했지만 해제되면 현행 법률상 불법이다. 또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플랫폼 영향력 확대를 이유로 기존 산업과 정치권의 견제를 받아 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