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포함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 가능성↑
분위별 보유 현황·규모 등 파악
가상자산업권법 논의도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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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을 가계 자산 통계에 포함하기로 했다. 가상자산을 가계 자산으로 인정하는 첫 사례로,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의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향후 가상자산업권법 제정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올해부터 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실시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에 가상자산을 신규 항목에 추가하기로 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는 가계 자산과 소득, 지출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는 조사다. 매년 3월 31일 기준 2만여 가계 표본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다. 가계가 보유한 자산 평균과 소득 5분위 배율, 지니계수와 같은 분배지표를 산출한다.

통계청이 가상자산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애초 올해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가 시작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가상자산 과세 시점을 내년부터로 미뤘지만 준비해 온 조사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로 가계가 보유한 가상자산 규모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분위별 가상자산 보유 현황도 알 수 있을 전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각국 통계기관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조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어떤 형태로 통계를 생산할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번 조사를 통해 가상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조사할지와 해외 동향 등을 파악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은 가상자산이 금융자산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판단은 보류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조사하는 자산은 저축·주식·채권·전월세보증금과 같은 금융자산과 부동산·자동차를 포함하는 실물자산으로 나뉘지만 가상자산은 어느 한쪽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또 가상자산 범위에 대한 판단은 응답자에게 맡긴다.

예를 들어 현재 가계금융복지조사 조사 항목 중 자동차에 대한 질의를 보면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습니까'를 물어본 뒤 '있다'고 답하면 차종과 용도, 배기량, 연식, 현재 시가를 기재하도록 요구한다.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고 답하면 어떤 형태의 가상자산을 보유했는지를 적도록 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물론 대체불가토큰(NFT) 등 가상자산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새로운 유형 자산도 응답자가 가상자산으로 판단하면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올해 실시한 조사를 외부로 공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신규 항목을 조사하는 경우 그 결과가 기존 통계에 미치는 영향, 유의미한 형태 통계 등을 판단해야 한다”면서 “조사 결과를 올해 당장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