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새 스마트폰용 칩셋 '스냅드래곤8 1세대'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전량 삼성전자에 맡긴다. 최신 공정인 4나노 공정을 활용한다. 미디어텍과 애플을 4나노 고객사로 확보한 TSMC와 퀄컴과 밀월 관계를 굳힌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1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퀄컴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1'에서 차세대 스냅드래곤 양산을 전량 삼성전자 4나노 공정을 활용해 양산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퀄컴 전작인 스냅드래곤 888과 888플러스(+)에 이어 스냅드래곤8 1세대까지 위탁 생산하면서 안정적 물량을 확보했다.
일각에서는 퀄컴이 신규 칩셋 생산 위험 분산 차원에서 삼성전자와 TSMC에 배분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아몬 CEO는 이를 뒤집고 삼성전자에 전량 맡긴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 셈이다. 삼성전자 위탁 생산은 공정의 안정성 신뢰와 생산 연속성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칩셋 개선 버전을 다른 파운드리에 맡긴 사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냅드래곤8 개선 버전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양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과 미디어텍 등이 TSMC 4나노 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면서 퀄컴이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퀄컴이 파운드리를 확정함에 따라 4나노 공정 경쟁 구도는 '삼성전자 대 TSMC'로 굳혀졌다. 삼성전자 4나노 공정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와 퀄컴, TSMC는 애플과 미디어텍을 각각 품고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친다. 삼성전자 차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2200(가칭)'도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퀄컴과 삼성전자의 끈끈한 관계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퀄컴 입장에서는 여러 파운드리로 물량을 분산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생산에 도움이 된다. 아몬 CEO도 기본 방향은 “멀티 파운드리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몬 CEO는 내년에 양산을 개시할 삼성전자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활용 여부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와이(미국)=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