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카드, 내년 상반기 베타테스트
EMV 규격 준용…단말 교체 없이 사용
NFC 규격 '저스터치' 호환…편의점 결제
연 1000억원 달하는 로열티 절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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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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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집적회로(IC)카드 독자 표준이 완성됐다. 수십년 동안 종속돼 있던 비자·마스터 등 글로벌 카드사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IC카드 표준을 보유하게 됐다. 로열티를 지불하던 글로벌 카드사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카드) 규격 의존도를 점차 줄이겠다는 목표다. EMV 규격은 세계 3대 신용카드 회사인 벨기에 유로페이, 미국 마스터카드·비자카드 등 3사가 공동 발표한 IC 규격을 말한다.

여신금융협회는 한국IC카드 독자 표준 'KLSC'(코리아로컬스마트카드) 규격 개발 용역을 마무리하고 9개 카드사 성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초 여신협회는 신한·KB국민·현대·삼성·우리·하나·롯데·비씨·NH농협 등 9개 카드사와 한국 독자 IC카드 표준 제정에 합의했다. 이에 표준 개발을 완료하고 기술검증(PoC)사로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를 선정, 베타테스트를 수행했다.

한국형 IC카드 표준인 KLSC는 EMV 규격을 준용해 기존 단말기 교체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형 모바일근거리무선통신(NFC) 규격인 '저스터치'와도 호환돼 전국 편의점 등에 비치된 저스터치용 단말기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국내 카드사는 비자·마스터 등 글로벌 카드사에 막대한 수수료를 지불해 왔다. 해외수수료는 비자카드 1.1%, 마스터카드 1.0% 등이다. 연 단위로 환산하면 1000억원 이상이다. 과도한 로열티로 논란을 빚었다. 2011년과 2016년에 국내 카드사가 비자카드 독점 지위를 이용한 로열티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국제 분쟁으로 비화할 것을 우려한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외국 카드사의 수수료 지급 현황을 보면 국내 전업 카드사가 지난해 국내 결제분에 대해 6개 외국 카드사에 지급한 수수료만 1094억2600만원에 이른다.

KLSC 규격 개발로 EMV 종속에서 일부 벗어나고 협상력도 커졌다. 불필요한 추가 비용도 피할 수 있게 됐다. 현재 IC칩은 개당 800원 선인데 여기에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하면 1600원으로 불어난다.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는 여기에 내년 4월부터 비접촉결제 기능을 의무 탑재하도록 해서 2000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할 상황이다. 비접촉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국내 사정상 불필요한 기능 때문에 추가 비용을 유발한 것이다.

KLSC는 국내에서 필요한 기능을 넣을 수 있다. KLSC 규격 카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기술 검증에 참여한 삼성카드와 롯데카드에 우선 적용된다. 이후 전 카드사로 확대한다. 여신협회는 해외로 결제망을 확대한다. EMV 규격을 사용하지 않는 해외 국가와 협의, 해당 국가에서 KLSC 표준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외연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진행 과정과 안정성 등을 고려해 호주 등 EMV 규격을 사용하지 않는 국가와 협의, 해외 결제까지 지원하도록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