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로시마대가 해양에 부유하는 반도체 핵심소재를 세균으로 채집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히로시마대 도미나가 요리코 준교수, 오카무라 요시코 교수 등 연구팀이 '마리크로마튬 속 세균에서 갈륨, 인듐 등 핵심 반도체 소재를 수집하는 습성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이번 연구에 사용한 세균은 일본 규슈 등 자국 영해에서 채취했다.
보도에 따르면 갈륨 등을 취급하는 공장 폐액 등에 해당 세균을 투입하면 스스로 소재를 수집해 덩어리 형태로 체외 배출한다. 도미나가 준교수는 “광통신용, 레이저용 등 고성능 반도체 재료도 모은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앞으로 해당 세균이 단순한 소재 수집을 넘어 반도체 고도화를 위한 결정화·박막화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세균이 배출한 소재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일부 영역에서 원자가 규칙적으로 모인 결정 구조가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
통상 반도체 결정화·박막화 공정에는 고온 환경과 전용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규모 에너비가 소비된다. 니혼게이자이는 해당 공정을 세균으로 대체하면 에너지를 크게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도미나가 준교수는 앞으로 세균이 일으키는 소재 결정화 과정을 상세 분석하는 연구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세균으로 만든 반도체 결정이나 박막은 최첨단 제조장치에 사용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상용화 가능한 전자부품에 적용하고 싶다는 의욕을 내비쳤다.
연구팀은 2050년을 목표로 저가 태양광 발전, 단순한 통신장치 등에 탑재되는 반도체 소자를 제작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2030년경까지 세균이 만든 반도체 소재에 전기를 흐르게 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수중·용액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광물을 모으는 세균 종류가 많다”면서 “희귀금속·희토류를 모으는 세균을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일본이 '자원국'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