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공급망 대책 다시 꼼꼼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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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기도 안산시의 한 요소수 공장에서 요소수가 생산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근 큰 혼란을 야기한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가 진정되고 있다. 화물차용 요소수가 없어 물류대란이 일고 심지어 발전기에 쓰이는 산업용 요소수까지 부족할 것이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정부가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등 총력 대책을 벌인 끝에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요소수 부족 사태가 외산에 의존하던 품목의 공급망 문제가 불거졌다는 점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와 비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다르다. 요소수는 불산과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핵심 품목이 아니라 범용 수입 품목이다. 우리가 생산 기술이 없어서 생산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중국산을 수입해 쓰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에 중국에 의존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공급망 문제가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첨단 소재나 장비 등 핵심 품목만이 아니라 쉽게 수입할 수 있는 범용 품목까지 언제든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사태의 교훈이다. 범용 품목은 수천개에 달해 일일이 다 관리하기가 어렵다. 비교적 적은 핵심 품목보다 관리할 품목이 훨씬 더 방대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에 의존하면서 많은 범용 품목을 수입했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대중 수입에서 전략적 취약성에 노출된 품목은 요소, 실리콘 등을 포함해 총 1088개에 이른다. 다른 국가에 의존한 범용 품목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날 것이다.

이번 기회로 공급망 대책을 다시 한번 가다듬어야 한다. 중국을 포함해 특정 국가에 의존한 품목이 있으면 수입처 다변화 등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했을 때를 위한 대안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 관련 산업이 자생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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