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의 '전력공정'…급속충전으로 애플·삼성에 도전장

샤오미 '11T 프로' 100% 충전 '17분'
'아이폰13' 완충 90분 이상…5배 빨라
OPPO도 충전기능 고도화에 주력
핵심소재 GaN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

중국 스마트폰 업계가 '전력공정'에 나섰다. 불과 십수 분만에 배터리를 완충하는 '급속충전기술'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양분한 애플과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민다. 스마트폰 핵심 기능이 상향 평준화된 가운데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로 떠오른 '배터리 충전속도'로 차별화에 나섰다.

15일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급속충전기술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샤오미는 지난 11월 일본에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 '샤오미 11T 프로'로 자체 개발한 초고속 충전 기능을 선보였다. 5000㎃h 배터리를 불과 17분만에 100% 충전한다. 디바이스와 함께 제공하는 전용 충전기 최대 출력은 120W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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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애플이 아이폰과 함께 번들 충전기를 제공한 2019년까지 구현한 최대 출력은 5~18W다. 최근 출시한 아이폰13 시리즈는 20W 이상 충전기 사용 시 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아이폰 13' 시리즈 상위 모델을 완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90~100분이다. 단순 비교하면 샤오미가 애플 보다 5배가량 빠른 충전속도를 구현한 셈이다. '아이폰 13 프로' 기준으로 4400㎃h 배터리를 충전한다고 가정하면 30분에 약 50%를 채울 수 있다.

그동안 카메라 기능에 초점을 맞췄던 중국 OPPO도 충전 기능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OPPO가 최근 독자 개발한 충전기는 최대 출력 65W, 1% 수준 전력손실을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완충에 소요되는 시간을 기존 40분에서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는 125W 충전기도 개발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초고화소 카메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5G 이동통신 등 핵심기술로 꼽힌 기능들이 중저가 모델로 확대된 시장 트렌드를 중국 업계가 충전기술 개발 경쟁에 나선 배경으로 꼽았다. 상향 평준화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등과 경쟁하기 위해 급속충전기술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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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는 중국에서 시작된 급속충전 기술 경쟁이 앞으로 질화갈륨(GaN) 기반 전력반도체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력 변환 효율이 높은 GaN은 전력반도체 핵심 소재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는 대만 트렌드포스 자료를 인용, 내년 글로벌 급속충전기 시장이 작년 대비 2.6배 증가한 773억달러(약 91조2681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GaN 탑재 비중은 약 30%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 갤럭시 21 울트라는 5000㎃h를 탑재, 완충까지 약 70분이 소요된다. 충전기 최대 출력은 25W 수준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 이후 충전 속도를 높이기 보다 안전성 강화에 역점을 두는 한편 폼팩터(외형) 다양화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플래그십 모델 배터리 충전속도

자료:니혼게이자이, 업계

中 스마트폰의 '전력공정'…급속충전으로 애플·삼성에 도전장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