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보편화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AI 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디지털 의료제품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죠.”
박성용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바이오의료헬스본부장은 AI 기반 의료기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치료'에 집중한 의료 패러다임이 점차 질병 예방·진단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헬스케어 산업의 디지털전환(DX)이 빨라지고 있다고 봤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525억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오는 2027년 5088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연평균 18.8%의 고속 성장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1차 의료기기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청사진이다. KTL은 다양한 정부 사업을 수행하면서 AI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았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는 데 필요한 첨단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과 기술 지원을 위해 대구광역시에 '의료인공지능개발지원센터'을 구축했다. 의료기기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시험평가 장비와 AI 의료기기 기술지원 및 성능평가용 서버 랙 등을 갖춘 전문 시험평가 시설이다.
박 본부장은 “센터는 산업부와 대구시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수년간 노력해 얻은 결실”이라면서 “KTL이 선제적으로 구축한 의료 AI 시험 인프라가 우리나라 기업 경쟁력 강화와 수출길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국내 의료 AI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키워드로 '데이터 경쟁력'을 꼽았다. 의료 AI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품질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 요구사항에 맞춰 의료 데이터 가명화, 적정성 평가 등을 거쳐 현재 약 50만건의 고품질 의료 데이터를 확보했다”면서 “국내 의료 AI 기업이 KTL의 의료 데이터를 AI 알고리즘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본부장은 앞으로 KTL이 데이터·AI를 활용한 의료 패러다임 전환 등 정부 정책을 적극 뒷받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료 데이터 기반 임상시험 기술지원, 자동 암 검출 AI 알고리즘 기술 개발·이전 등을 추진해 의료 AI 생태계 활성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KTL은 지난 58년간 축적한 시험인증 노하우를 바탕으로 의료 AI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이 의료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바이오헬스 강국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