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귀국 시 음성 땐 자가격리 면제
LG, 밀접접촉자 재택근무 7일로 축소
SKT, 메타버스·OTT 서비스 고도화
SW기업, 해외 전시회 참가 준비 박차
다음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방역 체계가 코로나19 이전 일상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위축됐던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기업도 출근 근무를 늘리고 대면 회의나 해외 출장 제한을 완화하며 업무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제한됐던 해외 영업과 오프라인 마케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나 영상회의 시스템이 자리 잡은 만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들은 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는 인프라 강화에 적극 투자한다. 메타버스 등 위드 코로나 이후 본격화될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기 위한 혁신에도 속도를 낸다. 소프트웨어(SW) 업계도 재택근무, 영상회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보안을 강화하는 솔루션으로 산업계 수요에 대응한다.
◇전자업계, 출장 제한 풀고 오프라인 마케팅 강화
삼성전자는 해외 출장 시 전사 차원 경영지원실 승인받아야 하는 조건에서 사업부별 자체 판단으로 가능하도록 변경하고, 출장 후 귀국 시 PCR 검사가 음성이면 자가 격리를 면제하는 내용의 새로운 방역지침을 최근 공지했다. 사무실 내에서 대면회의나 교육도 제한적으로 재개한다.
사업 전략은 오프라인 마케팅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다만 지난 2년간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며 효과를 체감한 만큼 매장 확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기존 오프라인 마케팅 전략 업그레이드에 힘쓴다. 실익을 충분히 재검토한 뒤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한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국내 임직원의 해외출장 복귀와 해외 임직원 국내 출장의 경우 입국 후 1~2일차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확인되면 정상 출근이 가능하도록 했다. 백신접종 완료자가 확진자와 접촉해 밀접접촉자로 지정되면 기존 14일이었던 재택근무 기간을 7일로 축소 운영하기로 했다. 재택근무 비율도 점진적으로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 가전사도 오프라인 마케팅 확대 채비를 하고 있다. 코웨이는 록다운 조치를 시행했던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의 제한이 풀리자 방문 영업, 배송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다. 휴롬은 내년부터 포스트 코로나 체계에 대비해 일본 등 해외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준비 중이다.
◇통신업계, 디지털 혁신 가속화
통신 3사도 위드 코로나 시대 맞춤 사업 전략을 펼친다. SK텔레콤은 5G 네트워크에 적극 투자하는 한편 신규 상품 등을 준비한다. 메타버스, 미디어, OTT 등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도 고도화할 방침이다. 일하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워크 프롬 애니웨어' 기조도 이어간다. 임직원 스스로가 능률을 향상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KT는 위드코로나 시대에도 비대면·자동화 기술이 기업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기업이 원활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로봇 기술 개발도 강화한다. KT에스테이트가 선보인 분산 오피스 '집무실'도 위드 코로나 시대를 겨냥한 사업으로 주목받는다.
LG유플러스는 코로나 시대에 위축된 산업 활성화를 다양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으로 기업 업무 생산성 향상을 지원한다. 다양한 상생 방안을 내놓고 알뜰폰·M2M 협력사의 위축된 경영회복을 돕는다. 업무는 영업 등 외근 및 출장이 필요한 분야는 상황에 맞게 출근을 권장하되, 이외 분야는 재택근무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본사 외부 방문객 출입을 허용하고, 근무 권역을 벗어나는 국내 출장 제한도 해제한다.
◇소부장·중후장대산업, 정상가동체제 유지
반도체 기업은 위드 코로나 정부 방역 방침을 준수하며 기존 사업 운영 방식을 유지한다. 사업장 내 생산 인력 중심으로 운영되는 반도체산업 특성상 기존 방식에 큰 변화를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존 정부 거리두기 완화에 맞춰 회의와 출장 등 약간의 변화가 있지만 전반 기조는 큰 틀에서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반도체 생산 라인은 24시간 가동을 유지하고 있다.
철강·조선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방역수칙을 강화하면서 정상 조업했다. 위드 코로나 체제에서도 이를 유지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사무 외에 현장 직원은 이전과 같이 4조 3교대 등 정상 근무했다”면서 “(경영 및 근로 지침 등)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조선사들은 수주랠리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생산 현장도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국내가 아닌 기항지 국가 정책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대표 국적 원양선사인 HMM 승무원들은 중국이나 미국을 기항할 때 하선에 제약을 받고 있는데, 앞으로도 지속될 공산이 크다. 양국 모두 코로나19 확산을 우려, 승무원 하선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HMM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2년 간 기항지에 따라 승무원 하선이 제약되고 있다”면서 “국내의 위드 코로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SW업계, 비대면 기술 지원 지속
소프트웨어(SW) 업계는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국내외 영업을 강화한다. 한글과컴퓨터, 나무기술 등 주요 SW 기업은 국내 전시회뿐 아니라 내년 초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참가를 준비하는 등 영업과 마케팅 전략 마련에 돌입했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적극 참여하지 못했던 CES 2022 등 다양한 오프라인 전시 참여와 상반기 해외 출장 계획 등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나무기술 관계자는 “클라우드 관련 기술 문의가 이어지지만 오프라인 미팅이 제한적이었다”면서 “국내 주요 오프라인 행사를 비롯해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기술 역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SW업계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더라도 당분간 재택근무 솔루션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리더라도 당분간 재택근무를 병행한다는 기업이 많다”면서 “영상회의, 재택근무 수요가 당장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 상황에서 업무 효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알서포트는 이에 맞춰 업무 효율과 보안 강화 기능을 제공하는 등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는 제품 제공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주력할 계획이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