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협력사 美 리비안, 자체 배터리 제조 움직임…각형 장비 구매 추진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이 자체 배터리 제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기차 기업의 배터리 내재화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리비안은 아마존, 포드로부터 투자를 받아 테슬라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SDI가 현재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리비안은 배터리 제조 장비 구매에 나섰다. 입찰에 복수의 배터리 장비사가 참여했다.

리비안이 구매하려는 장비는 각형 배터리로, 시험 생산(파일럿) 규모의 장비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안에 밝은 업계 고위 관계자는 “리비안이 파일럿 라인 장비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이달 안에 결론이 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리비안은 올해 첫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기 픽업트럭 모델 'R1T'를 9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를 늦가을에 각각 시판할 예정이다.

이들 전기차에는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다. 로버트 스카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월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해 주면서 전기차 제작에 적기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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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

리비안은 삼성SDI와의 협력 외 자체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각형 배터리 내재화 의지가 엿보인다.

원통형은 AA 또는 AAA 규격 건전지와 유사한 모양의 배터리다. 각형은 납작한 금속 캔 형태를 띠고 있다. 원통형은 대량 생산이 유리하고, 각형은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폭스바겐이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혀 각형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전기차를 포함한 거의 모든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폭발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에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안정 확보와 전기차 성능 차별화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폭스바겐, 벤츠, 제너럴모터스(GM), 볼보 등은 자체 배터리 확보에 수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완성차 회사들은 현재 배터리 수급 문제로 이차전지 제조사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내재화 비중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핵심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리비안도 이 같은 맥락에서 배터리 제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SDI가 리비안과의 협력을 위해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울 것이란 관측이 있다. 리비안의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이 삼성SDI와의 협력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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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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