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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디지털 백신여권' 혹은 '그린패스' 도입이 전 세계적으로 가속 중이다. 백신접종률 1위인 이스라엘은 그린패스 소지자에게 격리 의무를 면제하고 공공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이미 제도 정비를 완료했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영국을 비롯해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스페인, 그리스, 태국 등도 백신여권 도입을 시작했거나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영국 정부는 국민보건서비스(NHS) 애플리케이션(앱)에 백신 접종 여부 등의 정보를 담고, 이를 소지한 이들에게 대규모 축제나 스포츠 이벤트 등 대규모 밀집지역에도 입장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역시 지난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력과 핵산 검사 결과 등이 담긴 '국제여행 건강증명서'를 출시하고 국가 간 상호 인증을 추진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우리나라와도 코로나19 접종 프로그램에 서로의 국민을 포함하고 건강코드 상호 인증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력을 타진 중이다.

백신여권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정부도 있다. 미국 백악관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 백신여권을 도입할 가능성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다. 미국시민의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 접종자와 비접종자 간 형평성 문제 등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다만 민간에서 백신증명서와 유사한 방식을 도입하는 방법과 기준에 대해 협력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연방정부 입장과는 달리 뉴욕 주정부는 IBM과 협업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엑셀시오르 패스'를 공식 도입하기로 했다. 뉴욕 거주자는 이 앱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인증하면 주 당국의 인원제한 정책과 무관하게 스포츠 경기나 결혼식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여권에 대해 뚜렷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 팀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전 세계적으로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고, 공평한 기반에서 접종할 수 있지도 않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시점에서 백신의 면역력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는지 여부도 분명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미 백신여권을 도입한 국가들도 외국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확대한 경우는 제한적이다. 예외적으로 이스라엘은 백신을 맞은 자국민에게 해외여행을 허용하는 동시에, 키프로스·그리스 정부와 백신접종증명서의 효력을 상호 인정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이달 12일 백신 접종률이 58.8%를 넘는 등 어느 정도 '백신 버블'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에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같은 날 기준 2.3% 수준에 불과해 아직 국가 간 왕래를 논의하기에는 이른 단계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