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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부동산 정책 발표와 함께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이 이제 공직사회와 정치권으로 확대되면서 부동산 투기에 따른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세종정부청사에서 만난 한 과장급 공무원은 이번 사태에 “난 그동안 뭐한 건지 모르겠다”며 넋두리했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들어와 20여년 동안 일을 하고도 땅은커녕 아직 아파트 한 채 사 놓은 것 없는 자신을 비교하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신도시와 개발 지역 부동산 투기를 둘러싼 불만이 일반 국민은 물론 공직 사회에서도 만만치 않다. 특정 소수가 개발 이익으로 재산을 늘리는 구조는 일반 서민의 사기를 꺾는 행위다. 그렇다고 이를 막을 방법도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대학생 시절 읽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 등장한 거인과 난쟁이의 싸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난쏘공'은 지난 1975년 12월부터 3년여에 걸쳐 발표되고 1978년에 단행본으로 나왔다. 1970년 개발 시대에 불거진 이야기를 다뤘다. 소설 속에선 농촌 노비에서 도시빈민으로 이어진 난쟁이의 불행과 비극이 경제적인 문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살이 전면에 걸쳐 있고, 대물림됨을 보여 준다. 50년 가까이 흐른 지금 개발 문제는 LH 사태 속에서 다시 투영됐다.

기후 과학자들에 따르면 오는 2100년까지 산업화가 탄소 중립 없이 지속되면 한반도 기온은 4.7도 상승한다. 기온 상승은 빈부 격차를 심화하고, 결국 난쟁이의 싸움은 더욱더 힘겨울 수밖에 없다. 도시 속 난쟁이는 결국 서민이고, 머지않아 서민의 자식이 대물림받는다. 불행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 내려면 미래 불평등의 씨앗인 탄소 문제를 과감하게 해결해야 한다. 적어도 우리 자식 세대에서는 난쟁이가 대물림되지 않도록 미래지향적 정책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