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강화를 천명해 업계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4일 “파운드리 사업부인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ntel Foundry Service) 사업부를 신설했다”며 “애리조나주에 건설할 두 개의 신규 팹(Fab)을 바탕으로 증가하는 파운드리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모두 담당하는 종합 반도체 업체(IDM)다. 인텔은 이를 바탕으로 그간 다른 회사의 반도체를 대신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사업을 해왔다.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통계에 따르면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톱10에도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이지만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약세를 보인 것이다.

Photo Image
<세계 파운드리 업계 순위. <자료=트렌드포스>>

인텔은 전 세계 반도체 공급 부족과 함께 파운드리 시장 성장이 예상되자 이 사업을 다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겔싱어 CEO는 “보수적으로 전망해도 파운드리 시장은 2025년까지 1000억달러(11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 생산을 타겟하고 어느 공정에 투자할지 공개하지 않았다. “노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고만 밝혔다.

인텔 파운드리 전략은 안갯속에 가려져 있지만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공정으로 진출할 경우 TSMC,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예상된다. 7나노 이하 공정을 제공하는 파운드리 업체는 세계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반도체는 회로가 미세화될수록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이 10나노, 7나노, 5나노로 계속 미세화되는 이유다.

그러나 인텔이 7나노 이하 초미세 파운드리 분야에 진출할지는 미지수다. 막대한 투자가 필요할뿐 아니라 기술적 진입 장벽이 높아서다.

실제로 인텔은 초미세공정 전환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경쟁사인 AMD가 TSMC와 손잡고 7나노 CPU를 양산한 반면에 인텔은 자체 개발 및 양산을 시도하다 일정이 계속 지연되며 추격을 받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겔싱어 CEO는 이날 “7나노 공정은 잘 준비하고 있다”며 “극자외선(EUV) 기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ASML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ASML은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을 구현하는 필수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유일 공급하는 회사다.

인텔이 10나노 이상 파운드리에 집중하면 TSMC나 삼성전자보다는 글로벌파운드리, UMC, SMIC 등에 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파운드리 메인 시장은 5~20나노까지며, 글로벌파운드리, UMC, SMIC 등은 7나노 이하 미세공정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인텔의 이번 파운드리 투자 계획은 반도체 품귀 현상을 해결하려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정책과 무관하지 않은 만큼 7나노 이하 초미세 고성능 반도체보다 범용 반도체에 맞춰졌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미국에는 TSMC가 2024년 양산을 목표로 5나노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추진 중이고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에 현재 14나노 파운드리 라인을 갖추고 신규 5나노 라인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인텔이 TSMC와 삼성처럼 초미세 반도체를 제조하는 파운드리를 제공할지, 아니면 일단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펼지 주목된다.

겔싱어 CEO는 “인텔은 국내 투자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계획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애리조나 주 정부와 함께 협력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Photo Image
Photo Image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