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0일부터 시범운영 돌입
입점 문턱 낮춰 판매자 확보 총력
취급 품목 늘려 몸집 키우기 나서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이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한다. 상품 구색을 강화해 단번에 몸집을 키우기 위해서다. 신세계는 네이버 협업과 이베이코리아 인수 참여에 이어 오픈마켓에도 뛰어들며 빠르게 재편되는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2020년 8월 4일자 1면, 10월 15일자 17면 참조>
SSG닷컴은 다음 달 20일부터 오픈마켓을 시범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입점 판매자(셀러) 모집을 위한 쓱 파트너스도 열었다. 시스템 안정화 기간을 거쳐 올해 상반기 내에 오픈마켓 서비스를 정식으로 론칭한다.
SSG닷컴의 오픈마켓 도입은 안정된 수수료 수익을 거두면서 상품력도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SSG닷컴 취급 상품은 약 1000만개로, 경쟁 오픈마켓이 통상 1억~2억개를 취급하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롯데온이 지난해 오픈마켓 도입으로 상품 수를 대폭 키운 만큼 SSG닷컴도 서비스가 안착되면 상품이 1억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취급 상품 종류가 많다는 것은 고객이 필요한 상품을 검색했을 때 다양한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라면서 “자연스럽게 가격경쟁이 이뤄지고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취급 품목이 다양해지면 거래액도 커진다. 지난해 SSG닷컴 거래액은 3조9000억원으로, 20조원을 넘어선 네이버·쿠팡과 비교해 뒤처진다. 특히 쿠팡이 공격적 투자에 나서면서 SSG닷컴도 트래픽을 높이고 몸집을 키울 필요가 있었다.

SSG닷컴은 더 많은 셀러 확보를 위해 입점 문턱도 낮췄다. 본인 인증만 거치면 누구나 개인 판매자가 될 수 있도록 가입 절차를 간소화했다. 카테고리 수수료율은 7~11%로 책정하고 고정수수료를 없앴다. 다만 오픈마켓으로 인한 품질 신뢰 저하 문제와 상품 중복 등을 피하기 위해 식품과 명품 등 일부 카테고리는 제외했다. 그 대신 가전과 디지털, 패션뷰티 등 공산품 카테고리 구색을 확대한다. 직매입과 오픈마켓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본격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산이다.
상호 지분 교환으로 전방위 협력에 나선 네이버와 시너지도 기대된다. 네이버멤버십 연동으로 SSG닷컴 플랫폼 집객력을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쓱페이와 함께 네이버페이도 도입, 오픈마켓 결제 편의도 높일 수 있다. 네이버쇼핑도 오픈마켓 형태의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는 만큼 오픈소스 툴과 응용프로그래밍개발환경(API) 연동에서도 상호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번 오픈마켓 도입 결정은 모회사 이마트가 추진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와는 별개로 이뤄졌다. 그러나 향후 인수에 성공할 경우 G마켓·옥션과 함께 오픈마켓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날 열린 이마트 주주총회에서 강희석 대표는 “급변하는 e커머스 경영 환경 속에서 지속 성장하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통 대기업의 오픈마켓 시너지 효과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롯데온은 지난해 오픈마켓을 처음 도입했지만 거래액 성장률은 7.0%에 그쳤다. 홈플러스 역시 올해 초 오픈마켓으로 전환, 셀러숍을 열었지만 가시적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곽정우 SSG닷컴 운영본부장은 “SSG닷컴 플랫폼 경쟁력과 우수 셀러가 조화를 이루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