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옥중 첫 편지'에서 준법감시위원회의 지속적 활동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이날 구속 뒤 처음 열리는 준법위 첫 정기회의를 염두에 두고 삼성의 준법 강화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준법위는 개선 방안을 즉각 내놓고 반드시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위원장과 위원들께는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준법위 활동이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준법위를 지속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수감 이후 첫 짧은 메시지에서 경영이나 개인 신변이 아닌 유일하게 준법위를 언급했다. 그만큼 이 부회장이 준법위 활동에 끝까지 힘을 싣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옥중 메시지를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실형 당시에도 이 부회장은 옥중 메시지를 전달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준법위는 부족한 실효성을 적극 개선하고 반드시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준법위는 “위원회는 판결과 상관없이 제 할 일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면서 “삼성 안에 준법이 깊게 뿌리 내리고 위법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하자는 위원회 목표는 의심의 여지없이 명확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열린 준법위 정기회의에서는 실효성 강화를 위한 위원회 운영 규정 개정안이 다각도로 논의됐다. 개정안은 △위원회의 권고에 대한 관계사의 불수용 여부를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결정하도록 하고 △위원회의 재권고시 그 수용 여부도 이사회에서 결의 하되 해당 이사회에 대한 위원회 위원장의 출석 및 의견 진술 권한을 보장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위원회는 삼성SDS, 삼성 SDI의 내부거래, 내외후원 안건에 대한 검토, 승인도 진행했다. 약 30여건의 신고, 제보에 대한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비정기적으로 운영하던 관계사 컴플라이언스 준법 지원 간 회의도 정기협의체로 전환했다. 이를 분기별로 정례화하고 준법 감시부서 실무자급 협의체를 신설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준법위 이달 26일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 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등 7개 관계자 대표이사가 참석하는 최고 경영진 간담회를 열고, 준법 문화 정책을 위한 심도 깊은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