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현장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해 첫 근무일인 4일부터 6일까지 3일 연속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펼쳤다. 반도체와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AI) 등 삼성전자가 주력할 미래 기술을 살펴보고,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6일 서울 우면동 삼성리서치에서 세트부문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차세대 6G 통신 기술과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현황 등 미래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차세대 통신 기술 연구 경과 △서버용 기술 확보 △AI 기술 제품 적용현황 등을 보고 받았다. 이 자리에는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장 사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사장, 세바스찬 승 삼성리서치 연구소장 사장 및 각 사업부 담당 사장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미래기술 확보는 생존의 문제”라면서 “변화를 읽어 미래를 선점하자”고 말했다. 이어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데 전념하자”며 “선두기업으로서 몇십배, 몇백배 책임감을 갖자”고 당부했다.
새해 들어 이 부회장이 연일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새해 첫 근무일인 4일 평택2공장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했다. 이어 5일에는 수원사업장에서 네트워크장비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글로벌기술센터(GTC)를 찾아 생산기술 혁신 회의를 주재했다. 이어 이날 우면동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AI, 6G 등 차세대 핵심기술 개발현황을 점검하고 전략을 논의했다.
3일 연속으로 반도체와 세트 현장을 둘러보고 사장단과 경영전략을 논의한 것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으로 인한 위기의식 속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유럽과 미국 통신업계 선두기업들의 몰락과 중국 기업들의 무서운 추격을 보면서 위기감을 느낀다”며 글로벌 경영환경의 엄중함에 대한 경각심을 드러냈다. 이어 “회사 가치를 높이면서 사회에도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정한 초일류 기업,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연이은 현장경영은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최종 선고를 앞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법리스크가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삼성전자 사업은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