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에서 버려지던 열을 재활용하는 기술로 '에너지 하마'라는 오명을 벗고 환경과 경제성을 동시에 잡는 성과를 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평택 팹(FAB)에서 폐열 회수 전용 냉동 시스템과 자동 제어 로직을 운영, 연간 약 331억원 규모 난방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제조는 나노미터 단위 정밀 공정 특성상 365일 연중무휴로 실내 환경을 제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냉방 설비(냉동기)의 응축 과정 중 약 35~40도 수준의 대규모 폐열이 지속 발생하지만, 지금까지는 대부분 냉각탑을 통해 대기 중으로 버려져 왔다.
삼성전자는 이 폐열을 회수해 외조기(OAC)의 난방 열원으로 사용하는 자동화 로직을 구현했다. 기존에는 운영자가 수동으로 조절해 효율이 낮았지만, 외기 온도에 따라 사계절 모드가 자동 전환되는 알고리즘을 적용해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난방용 증기를 만들던 LNG 보일러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결과, 연간 331억원의 운영비 절감과 더불어 1446억원의 투자비 대체 효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3100 usRT급 장비를 친환경 냉매 기반의 3800 usRT급 초대형 장비로 교체, 전력 효율을 높이는 고압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3800 usRT급 냉동기는 대형 공조 시스템 중 최상위급 용량이다. 1 usRT가 1톤의 물을 24시간 동안 얼릴 수 있는 능력임을 고려할 때, 3800 usRT는 거실용 에어컨 약 2000대를 동시에 가동하는 것과 맞먹는 냉각능력을 지닌다.
새로운 초대형 장비에는 '1만1400V 고압 전환' 기술이 고려 중이다. 전압을 높여 공급하면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전력을 보내는 데 필요한 케이블 굵기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이는 복잡한 공장 내부의 배선 면적을 최적화해, 남는 공간에 반도체 생산 장비를 더 설치할 수 있다.
에너지 절감은 환경 개선으로도 이어진다. 겨울철 냉각탑에서 뿜어져 나오던 하얀 김, 즉 '백연' 현상을 폐열 회수로 차단함으로써 인근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했다. 시각적 민원을 줄임과 동시에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도 연간 3만3763톤가량 감축했다. 이는 나무 약 417만 그루를 심거나, 여의도 면적의 4.8배에 달하는 숲을 조성하는 것과 맞먹는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친환경 냉매(R-1233zd)를 적용해 글로벌 환경 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기흥·화성·평택 사업장 폐열 사용률을 51%까지 높였다”며 “폐열 회수를 기존 라인까지 확대하고, 신규 라인은 폐열 사용률을 70%에서 90% 이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