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개월에 걸친 미국 대통령 선거 대장정이 마침표를 찍었다. 선거 민주주의 본보기로 여겨졌던 과거 미국 대선과는 달랐다. 캠페인 기간 상호 비방과 결과에 대한 승복 거부 관측, 두 진영 지지층 간 극한에 달한 대립 등 좋은 쪽보다는 나쁜 쪽으로 기억에 남을 일이 많았던 선거다.
선거 결과에 따른 후유증을 회복하고 질서를 되찾는 것은 미국 대통령과 정부, 국민이 서둘러 해야할 일이다. 여러 부침에도 강대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이 하루빨리 안정되는 것은 자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좋은 일이다.
미국이 제자리를 잡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자리 잡기다. 부인하고 싶지만 미국은 한국 경제 활성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라다. 당사국인 우리나라가 '패싱' 당한다는 말이 종종 나오는 이유다.
미국이 한국의 중요한 동맹국이지만 서로의 이익을 두고는 다른 시각을 보인 지 오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당선 과정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실제로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경로로 한국을 압박했다. 다른 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중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가 미국 보호무역주의를 통한 공격 대상이 됐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 어느 편에 설지 강요받기도 했다.
이같은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위기감이 더욱 높아진 상황에서 어느 진영이든 미국의 선택은 분명하다.
우리 정부의 냉철하면서도 종합적인 대응책 수립이 필요한 때다. 외교·통상 정책을 전반적으로 되짚어보고 취약점을 찾아 개선해야 한다. 쉽지 않지만 강대국 사이에서 최적의 전략적 행보를 취해야 한다.
미국 대선이 우리 경제에 '위기' 보다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다. 우리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나설 수 있도록 안방에서부터 힘을 불어넣어줘야 한다. 해묵은 규제를 혁신하고 투자 환경을 조성해 기업의 기를 살리는 것이 최고의 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