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레이저 솔루션 전문업체 QRS는 작년 1월 울트라신글라스(UTG)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5년 창립 이후 굴지의 국내외 고객사를 확보하며 레이저 장비와 3차원(D) 솔루션 시장에서 숨은 강자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황남구 QRS 대표는 안정된 경영 환경에 만족하지 않고 UTG 사업에 나서며 '퍼스트 펭귄'을 자처했다.
“UTG 원장을 처음으로 의도한 형태로 잘라냈을 때 기쁨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우리 손으로 개발한 UTG 레이저 가공기술이 완성된 순간이었습니다.”
황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20대 대부분을 보냈다. 현지 명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전자업종으로 취업 방향을 정했다. 기계와 기술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결혼 후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굴지의 레이저 장비업체에서 근무하며 산업 생태계를 몸에 익혔다.
황 대표는 지난 2년간 20억원가량을 UTG 사업에 투자했다. 원장은 물론 결과물이 갈라지거나 깨지지 않는 정밀한 레이저 커팅(Cutting) 기술을 확보하는 데 몰두했다. 그 결과 폴더블 글라스는 물론 디스플레이 글라스, 자동차용 유리까지 다양한 원장을 가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손에 넣었다.
“작년 여러 전시회에서 독자 개발한 UTG 가공기술을 선보였지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었어요. 당시만 해도 UTG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대기업에 제안해도 시큰둥했죠. 기술력은 인정하지만 시장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판이 바뀌었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속속 폴더블폰이 등장하면서 UTG가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QRS는 원장 제조사에 관계 없이 30~100㎛ UTG를 구현할 수 있다. 30㎛는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폴더블폰에 탑재된 UTG 두께다. 국내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커팅 기술력을 확보한 셈이다.
황 대표는 내년부터 국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본격적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또 다른 글라스 가공 전문업체 케이글라스와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다양한 공법을 바탕으로 각국에 산재한 잠재 고객사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최근 QRS 시제품을 확인한 한 해외 스마트폰 업체는 품질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UTG 산업은 우리나라와 중국을 비롯한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면서 “케이글라스와 함께 글로벌 UTG 가공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