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올 상반기 국내 벤처〃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대형 투자가 감소하고 중소형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회장 김교태)가 22일 발간한 '2020년 상반기 벤처〃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본 유망 산업 및 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억원 미만 투자가 총 145건(90.1%)으로 중소형 투자에 집중됐다.
200억~1000억원 사이 중대형 투자는 15건(9.3%)이었다. 1000억원 이상 대형 투자는 1건(0.6%)으로 신선식품 이커머스 쇼핑몰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에 투자됐다.
올 상반기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액은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1조6495억원에 그쳤다.
산업 분야별로는 유통〃커머스가 4323억원으로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했다. 헬스케어〃바이오(2550억원)와 소프트웨어〃솔루션(1745억원), 모빌리티(1432억원), 게임〃미디어·콘텐츠(1260억원)가 뒤를 이었다.
건당 평균 투자액이 가장 높은 산업은 유통〃커머스(197억원)였으나 컬리를 제외하면 111억원으로 줄었다. 모빌리티(159억원), ICT 제조업(118억원) 등이 100억원 이상의 건당 평균 투자액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글로벌 VC 투자액은 1200억달러 이상으로 전년 동기대비 소폭 감소했다. 투자 건수는 1만여건으로 코로나 이전에 비해 약 3분의 1 가량 감소했다. 특히 엔젤과 시드 단계의 초기 투자가 급격히 줄고 후기 단계 투자를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됐다.
글로벌 벤처〃스타트업이 엑시트할 수 있는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국경 간 봉쇄로 기업 실사가 어려워지면서 크로스보더 M&A 거래가 감소했다. 벤처〃스타트업은 IPO를 미루고 기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VC나 PE 추가 투자 라운드로 확보하고 있다. 코로나로 상당수의 VC 투자사는 신규 펀드 조성이나 신규 투자를 위한 딜 소싱보다는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주목할 만한 글로벌 VC 투자 트렌드로 △중국〃신흥국에 몰리는 에듀테크 △코로나19로 탄력받은 음식〃신선식품 배달 플랫폼 △유전자 치료와 마이크로바이옴 △승차 공유 서비스와 모빌리티 기술 △핀테크 유니콘 △클라우드 기반 SaaS(Software as a Service) △미국, 중국 중심 프롭테크 △숏폼(Short-form) 동영상 스트리밍 등을 제시했다.
김이동 삼정KPMG 스타트업지원센터장 전무는 “코로나19 사태로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됐지만 한 편으로는 사업 전망이 유망한 이른바 '알짜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새로운 성장모델을 찾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의 전략적인 벤처〃스타트업 투자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