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하에 반도체 대기업이 힘을 모아 만든 '반도체 상생펀드'가 첫 투자를 진행했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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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진교영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 등 주요 인사가 지난해 10월 제12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 출자 협약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기홍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진교영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 정은승 삼성전자 사장, 손보익 반도체협회 설계분과 위원장. 사진=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2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4월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전략 후속 조치로 만들어졌던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에서 첫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투자를 받은 기업은 자율주행차 분야 반도체 칩을 제조하는 A기업으로, 15억원의 투자금이 집행됐다. 이 기업은 차세대 차량 내 통신 규격과 표준을 만족하는 반도체 칩과 설계자산(IP) 개발을 추진한다.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 관련 계약은 지난 3월 체결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 국내 시스템반도체 업체 육성을 위해 투자해 화제를 모았다. 이 펀드는 삼성전자가 500억원, SK하이닉스가 300억원, 한국성장금융이 200억원을 각각 출자했다. 3월 계약 이후 상생펀드는 모펀드 설정을 완료하고 하위펀드 운용사를 선정해 투자를 준비해왔다.

수개월 간 투자를 위한 채비를 갖춘 운용사들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차량용 반도체, 전력반도체, 통신 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 뛰어든 팹리스 기업 발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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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시작한 반도체 성장펀드와 이달 첫 투자를 시작한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 개요.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정부는 이번 펀드와 지난 2017년 조성된 '반도체 성장펀드'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다각적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750억원을 낸 반도체 성장펀드는 중소·중견기업 43개 회사에 8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강경성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의 투자 개시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대한 민간 차원의 본격 투자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국내 중소·중견 팹리스 성장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산업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1호 투자 발표와 함께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반도체 IR 콘퍼런스 2020'을 개최했다.


행사는 정부 과제를 통해 우수 기술 보유가 확인된 기업과 펀드 운용사 간 만남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예스파워테크닉스, 세미파워렉스, 씨자인, 알티엠 등 7개 반도체 기업이 반도체 펀드 운용사 10개사 벤처캐피털 관계자에게 회사 장점과 비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