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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헌 넥슨 대표가 임직원의 정도를 벗어난 일탈 행위에 대해 직을 건 혁신 의지를 내비쳤다. 누구든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그동안 운영상 숱한 논란이 있었지만 이처럼 임직원에게 강경한 자세를 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17일 사내망을 통해 “최근 게임 내 직원 부정행위는 이용자 신뢰를 저버린 것으로 회사 존립과 근간을 훼손시켰다”며 “향후 회사 내에서 회사 발전을 저해하고 구성원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체 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와 사안 경중을 가리지 않고 최고 수위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또 “어떠한 관용도 베풀지 않을 것이며 지휘 책임도 엄중하게 묻겠다”며 “무관용 원칙이 넥슨 DNA로 자리 잡힐 때까지 직을 걸고 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목소리를 높인 건 최근 '던전 앤 파이터(던파)'에서 일어난 일명 '궁댕이맨단' 사태 때문이다. 던파는 10년간 연평균 1조원을 벌어들인 넥슨 대표 게임이다.

던파 개발사 네오플 직원이 운영자 권한으로 게임 데이터를 조작했고 이를 통해 캐릭터를 비정상적인 과정으로 강하게 만들거나 생성한 아이템을 판매해 사적인 이득을 챙긴 사건이다. 횡령금액은 최소 50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조작을 저지른 직원은 올해 1월 강화대란 이벤트 사전 유출 사건으로 사내 징계와 교육을 받았으나 또 다시 부정을 저질렀다. 개인 일탈에서 벗어나 회사 분위기 문제가 아니겠느냐는 지적이 일었다.

넥슨은 향후 임직원에 의한 사건이 발생할 시 당사자는 물론이고 지휘 책임도 엄중하게 물을 방침이다.

직을 건 강경 발언은 임직원에 대한 경고와 함께 떨어진 이용자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대외 메시지로도 풀이된다.

회사가 부정행위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가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최고 수준 징계와 민형사상 고소, 고발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준비하지만 이용자 반응은 아직 싸늘한 탓이다. 레이드 분위기가 바뀌고 고강 아이템 폭사가 이어지는 등 이용자 이탈 조짐이 보인다. 아이템을 얻고 강해지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는 역할수행게임(RPG) 근간을 흔든 영향이다.


던파에는 유난히 남다른 애착을 가진 충성 고객층을 많다. 스스로 대대적 이색 이벤트를 만드는가 하면 '던파 페스티벌' 등을 통해 고유문화를 공유한다. 장기 흥행 원동력인 이들 마음을 돌리기 위해 높은 수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