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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국회 의장실에서 원구성 협상을 위해 만나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 원 구성을 두고 1개월 가까이 진행된 여야 협상이 29일 최종 결렬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일부 상임위원장 임명을 강행하며 야당을 압박하고, 반대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사의 표명 후 잠행하며 여당을 압박했지만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협상 결렬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렸다.

협상 실패로 한 정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드문 상황이 연출됐다. 통합당은 이날 최종 협상이 무산되자 민주당이 제안한 7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거부했다. 상임위원장 독점은 지난 1987년 12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이후 33년 만이다.

협상은 매끄럽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4월 총선 압승을 바탕으로 21대 국회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와 보조를 맞추며 당이 구상해 온 각종 입법 작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외형상으론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지만 실제 성과와 소득으로 이어질지는 두고볼 일이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중심으로 한 민생·경제 현안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재조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개선에 이르는 정치·사법 현안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했다.

민주당은 향후 21대 국회 운영의 책임을 오롯이 져야 한다.

먼저 거대 여당으로서 추진할 입법 작업에 신중함을 더해야 한다. 다수당의 당론이 항상 올바른 선택이 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민생·경제 입법 처리를 빠르게 진행하려는 노력만큼 해당 입법이 적합한지를 되짚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빠른 입법 작업이 다수당의 횡포가 돼서는 곤란하다.

'협치' 노력도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제1야당은 여당의 경쟁자인 동시에 파트너다. 야당의 목소리가 살아 있어야 여당의 행보 또한 힘을 얻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협상 결렬 후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지만 우리에게도 책임이 더 커졌다. 전체를 걸머지고 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더 느껴야 하는 국회”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빈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