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이 40% 아래로 하락할 전망이다. 대량 생산 인프라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공세에 밀려서다. 하지만 핵심 블루칩으로 떠오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에서는 경쟁국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산업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금액 기준으로 41.1%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45.8%로 정점을 찍은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연평균 1.5%포인트(P)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30%대로 내려앉을 공산이 크다.
반면에 중국은 작년에 처음 30%를 넘어섰다. 전년 25.1%에서 30.2%로 훌쩍 점유율을 높이면서 우리나라와 격차를 10%P 수준으로 좁혔다. 한국을 비롯해 대만, 일본 등 경쟁국이 모두 열세를 보이는 가운데 상승세를 이어갔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10%P 이상 높은 LCD 점유율(36.5%)이 중국의 존재감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중소형 LCD 시장에서 40.4%를 점하며 한국(13.3%), 일본(28.7%), 대만(14.4) 등을 크게 웃돌았다. 대형 LCD 부문에서는 34.3%를 차지, 33.8%인 한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 국가에 올랐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물론 비전옥스, HKC 등이 자국에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패널 출하량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인 덕이다.
OLED 부문에서는 우리나라가 압도적 우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89.9%로 9.3%에 그친 중국을 크게 상회했다. 중소형 OLED 패널에서는 88.7%를 기록했다. 대형에서는 무려 99.3%를 확보하며 0.7%의 일본을 눌렀다.
작년 중소형 OLED 상위 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82.5%), LG디스플레이(6.2%), BOE(5.9%) 등이다. 최근 고용량 동영상 및 게이밍에 적합한 스마트폰이 각광 받으면서 모바일용 OLED 패널 수요가 지속 상승하는 추세인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 독주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호환, 물량 확보 등 공급 조건을 감안하면 거래선을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대형에서는 LG디스플레이(86.5%), 삼성디스플레이(12.8%), JOLED(0.7%)가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가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낮은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는 광저우 팹(fab)을 정상 가동하는데 성공하면 한층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