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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범정부대책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전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상향한 것은 그만큼 현 상황이 엄중하다는 뜻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가장 강력한 대응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려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촉발된 대구·경북 확진자 증가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진데다, 전국적으로도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이전 '경계' 단계로는 방역·의료 관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내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은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구분된다. 최종 단계인 '심각'은 국내 유입된 해외 신종 전염병이 지역사회에 전파되거나 전국적으로 확산할 때 내려진다. 이 단계에서는 전염병 퇴치를 위해 범정부적 총력 대응에 나선다. 필요시 국무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심각' 단계를 발령한 것은 2009년 75만명 환자가 발생했던 신종플루 사태 때 한 번뿐이었다.

보건복지부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따르면 심각 단계에서는 교육부가 학교·학원의 휴교·휴원을 검토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대중교통·철도·선박 운행 제한을 결정할 수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 체육, 관광 관련 대규모 행사 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전염병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 조정해 다중이 밀집하는 행사나 지역 간 이동 등을 제한해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 방역 체계 속에서 철저히 관리하고 통제해 나간다면 외부로의 확산을 지연시키고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신천지를 비롯한 종교단체 및 일반단체, 국민의 집단 행사나 행위를 실내뿐 아니라 옥외에서도 스스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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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세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도 전날인 22일 밤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종교행사 등 군중이 밀집된 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를 조기에 발견하고 격리해 치료하면 충분히 치유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이 직면한 상황에 대해 있는 그대로 정부에 정보를 알려달라고도 했다.

정 총리는 “국무총리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코로나19는 초기 경증단계에서 전파력이 높지만, 치명률이 낮다는 특성이 있다”며 충분히 치유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정부는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나 어르신 등 건강취약계층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정부가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대처한다”고 강조하고 국민에게도 코로나19의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의 전염병 위기 단계 격상이 늦었다는 비판도 있다. 앞서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부에 심각 단계 격상을 권고해왔다.

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은 범학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책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대구·경북 지역에서 집단 환자가 발병하면서 더 이상 접촉자를 격리하는 방역 전략이 효율적이지 않다”면서 “전국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지역사회 확산 초기에 접어든 만큼 대응 단계를 '심각' 단계로 올려서 봉쇄 전략보다는 완화전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