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디스플레이(JDI)가 1000억엔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기사회생했다. 어렵게 확보한 실탄으로 축적된 채무를 줄여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센서로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추진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JDI는 최근 이치고 에셋 자산운용(Ichigo Asset Management)으로부터 최대 1080억엔(약 1조1823억원) 출자를 받는 것을 골자로 최종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치고는 총 출자액의 절반인 540억엔으로 우선주를 인수, 의결권 44%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나머지 540억엔은 JDI 차입금 상환 일정에 따라 사용할 계획이다. JDI는 다음달 25일 임시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정식 승인할 예정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JDI는 이치고로부터 확보한 자금을 자동차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패널 기술을 응용한 지문 센서 등을 생산·개발하는데 투입할 계획이다. 대규모 비용이 요구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기보다 기존 기술력을 활용해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자동차용 LCD 패널 시장 경쟁이 치열한데다 센서 부문에서도 후발주자인 JDI에 승산이 있는지 미지수라고 평했다.
JDI는 현재 미국 애플에 소형 OLED 패널을 공급 중이다. 그동안 자금난에 시달리며 도산 위기까지 몰렸던 것을 감안하면 JDI가 단독으로 OLED 패널 양산 확대를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쿠오카 미노루 JDI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계약 체결식에서 과도한 설비 투자를 적정한 수준으로 돌리겠다는 의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JDI는 향후 애플을 비롯해 재정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고객사·투자사 출현 여부에 따라 OLED 사업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JDI는 이시카와현 소재 스마트폰용 LCD 패널 생산서점인 하쿠산 공장을 애플과 대만 폭스콘 샤프에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금 규모는 약 800억~900억엔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