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키우는 스타트업들… "생태계 육성, 수익성 두 마리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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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스타트업이 후배 스타트업을 육성한다. 최근 설립 10년 안팎의 중견 스타트업이 잇달아 창업투자회사를 설립, 활동을 시작했다. 우수 초기기업을 성장시켜 시장을 활성화, 투자 수익도 함께 기대된다. 모기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프롭테크, 교육 콘텐츠를 포함해 전문 분야의 스타트업 저변 확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직방, 패스트트랙아시아, 스마트스터디 등이 자회사를 통해 벤처 투자를 시작한다. 직방의 투자 자회사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첫 번째 펀드 PWF를 이달 초 200억원 규모로 결성할 예정이다. 유망 기업에 물을 줘서(W) 키운다는 의미를 담았다. 직방과 우미건설이 100억원씩 자금을 출자한다.

브리즈인베스트먼트를 이끌 박제무 대표는 수년간 벤처캐피털(VC)을 경험해 투자업 이해도가 높다. 미국 실리콘밸리 주도 그룹 '페이팔 마피아'를 키워낸 곳으로 유명한 VC 블루런벤처스와 안강벤처투자, 원앤파트너스를 거쳐 직방에 합류했다. 직방에서 콜센터, 영업, 임대인 관리, 분양 솔루션까지 여러 오퍼레이션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프롭테크 도메인 경험도 쌓았다.

직방은 이미 여러 프롭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한 바 있다. 3차원 가상현실(VR) 기술을 갖춘 큐픽스,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 디스코, 인공지능(AI) 기반 건축설계 업체 스페이스워크에 투자했다. 인수한 업체도 호갱노노, 슈가힐, 우주 등 다수다. 투자 자회사를 별도로 설립한 이유는 관점의 차이 때문이다. 직방 입장이 아니라 시장 관점, 투자 기업 관점에서 적극 투자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전문성이 높지만 다른 VC와 비교해 주어진 과제가 많다. 모기업 전략적 목적에 맞추면서도 유망기업 발굴을 통한 시장 확대, 펀드 존속을 위한 투자 수익성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시리즈 C, D 후속 투자도 고려하지만 당분간은 초기 성장형 기업 시딩(Seeding)에 집중한다. 재무적 투자펀드 기준 수익률은 연 8%, 존속기간은 7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프롭테크 분야 중에서도 국내는 기술과 B2B 솔루션, 북미와 유럽은 콘테크(건설과 기술 합성어) 위주로 살피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은 트러블 슈팅 능력이 뛰어나고 문제 대응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고려했다. 커머스를 포함 가치 사슬이 다양하게 얽혀있는 인테리어 분야도 주목한다. 직방이 보유한 네트워크와 데이터 자원을 발굴과 육성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단순히 돈을 잘 버는 것보다 색깔 있는 VC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프롭테크 분야에서 누구보다 전문성 있고 이해도 높은 차별화된 VC라고 자부한다”며 자신감이 대단하다.

패스트파이브, 패스트캠퍼스를 자회사로 둔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이달 패스트벤처스를 설립하면서 투자 관련 법인도 두 곳으로 늘었다. 천편일률적인 초기기업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패스트인베스트먼트는 사모투자펀드(PEF) 형태로 후기 투자를 맡고 패스트벤처스는 초기 투자에 집중한다. 우아한형제들과 같은 성공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초기기업의 투자 잠재력에 주목했다. 국내외 민간 출자자 자금으로 구성된 71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본격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가 패스트벤처스도 함께 이끈다.

'핑크퐁' '아기상어'로 유명한 콘텐츠 기업 스마트스터디도 이달 사내 벤처캐피털 스마트스터디벤처스를 통해 첫 투자를 진행했다. 재깍악어 50억원 규모 시리즈A 라운딩에 참여했다. 재깍악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아이 돌봄 교사와 부모를 매칭하는 서비스다. 스마트스터디 오프라인 접점 확대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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