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대놓고 보여주기엔 부끄러운, 내 마음이 들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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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포스터.

“방송, 사랑 그리고 비행기. 세 가지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세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지지직'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 소리와 경쾌한 라디오 프로그램 시그널로 시작한다. 지난해 여름 끝자락 개봉한 유열의 음악앨범은 라디오 역할이 큰 영화다.

영화 속 미수(김고은 분)와 현우(정해인 분)는 만남과 엇갈림, 헤어짐을 반복한다. 그때마다 두 사람 곁에 라디오가 있었다. 미수는 입대하는 현우의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이메일을 보내겠다며 아이디가 적힌 종이를 쥐어준다. 비밀번호 전달은 잊었다. 현우와 연락이 끊어진 미수는 둘이 처음 만난 '미수네 빵집'에서 아침마다 듣던 유열의 음악앨범에 사연을 보내 마음을 전했다.

라디오는 영화 속에서 둘을 잇는 연결고리이자 둘 감정을 전하는 매개체다. 콜드플레이 '픽스 유' 신승훈 '오늘 같이 이런 창밖이 좋아' 핑클 '영원한 사랑' 루시드폴 '보이나요' 등 극중 상황에 맞는 명곡이 라디오를 통해 극장에 울려 퍼졌다.

라디오는 DJ와 청취자가 양방향 소통을 한다는 점에서 '마음을 잇는 미디어'로 손꼽힌다. 전파에 의한 음성방송과 음성방송을 수신하는 기기를 뜻한다. 사용 주파수에 따라 중파방송(AM방송)·단파방송·초단파방송(FM방송)으로 분류된다. 중파는 광역방송, 단파는 주로 해외방송, 초단파는 가시거리 방송 등에 사용된다. 우리가 아는 AM·FM 방송은 주파수 대역에 따라 나뉜다.

1901년 세계 최초로 라디오 전파에 목소리를 실어 전달한 뒤 120년째 우리 곁에 남아있는 미디어다. 세계 최초 상업 라디오 방송은 1920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라디오는 미국에서 1920년대 중후반 대중화됐다.

TV 보급 이전까지 전성기를 누리다 텔레비전이 보급되기 시작한 1950년대에 청취율이 줄었다. 그러나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보급되고 자동차에서 라디오 방송을 듣는 게 보편화돼 미국 라디오는 명맥을 유지했다. 자동차 운전자에게 중요한 매체로 인식된다.

우리나라는 경성방송국이 1927년 2월 16일에 처음 라디오방송을 개시했다. 최초 FM방송은 1965년 6월 26일 서울 FM 방송국 개국으로 시작했다. 라디오는 1961년 보급 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1960년대 대중화됐다. 1970년대 TV 보급이 점차 늘며 라디오 청취율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똑같이 자동차 보급 등으로 유지됐다.

초창기 라디오는 스트레이트 방식이었다. 방송국 증가, 출력 증강 등으로 혼변조가 심해 슈퍼헤테로다인 방식이 등장한다. 현재 라디오 수신기에도 쓰이는 방식이다. 현대에는 컴퓨터 발전에 따라 소프트웨어(SW)로 신호를 처리하는 SW정의라디오(SDR)가 등장했다. 라디오는 영화 말미 현우와 미수가 만남의 장으로 활용되는 '보이는 라디오'로까지 성장했다.

TV, 인터넷 등장으로 라디오 입지는 줄었다. 그러나 자연재해나 사고 등 재난 시 비상방송, 교통방송 같은 특수 분야에 수요가 있다. 후진국에서는 정보 획득 수단으로 지속 활용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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