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 개막했다. 주최 측은 161개 국가에서 4500여개 기업, 예상 관람객만 18만명이라고 강조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도 참가 규모 면에서 최고를 찍었다. 지난해보다 100여개 기업이 늘어난, 400개 가까운 기업이 참가했다. CES는 세계 최대 소비자제품 전시회다. 앞으로 상용화할 신기술을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자리다. 매년 행사가 커지고 있으며, 올해도 개막전부터 열기가 후끈했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전문 전시회로 스페인 MWC와 독일 IFA가 있지만 CES 열기를 따라오지 못한다.
새해 벽두에 CES로 관심이 쏠리는 배경은 최첨단 혁신 기술이 선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CES 데뷔전에 성공하면서 처음 세상에 나온 제품이 많다. 1970년 비디오카세트녹화기(VCR), 1981년 콤팩트디스크(CD), 1998년 고화질(HD) TV, 2008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지난해 롤러블 TV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도 인공지능(AI)에서 5세대(5G) 통신,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로봇, 스마트홈, 스마트 모빌리티, 초고화질(8K) TV 등 여러 혁신 기술이 선보일 예정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기술이 바로 AI다. 올해 CES 공식 슬로건은 '삶의 일부로 파고든 AI'다. 성큼 일상으로 다가온 AI시대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CES 2020에서는 AI를 차세대 기술이 아니라 이미 보편 기술로 선언했다. 그만큼 부지불식간에 우리 곁으로 AI가 다가왔다는 것이다. 정작 우리 위치를 돌아보면 한숨이 나온다. 선진국은 앞서 뛰어가는 데 정작 IT 강국으로 불리던 대한민국은 법과 규제에 가로막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당장 '데이터 3법'은 국회 문턱에서 1년 이상을 허송세월하고 있다. 올해 CES에는 정치인과 정부 관료도 다수 참석했다. 여러 첨단 기술을 경험하며 달라진 세상을 미리 보는 일도 소중하다. 더 중요한 일은 정치와 경제가 한 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최소한 정치가 경제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신기술 이상의 인사이트를 얻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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