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탈과 바비큐 포크로 자신의 차량을 부수고 야생곰에게 당했다며 2억원에 가까운 보험금을 타낸 일당이 덜미를 잡혔다.
1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보험부는 지난 1월 곰이 차량을 손상시켰다며 고의로 차량을 손상하고 거액의 보험금을 타낸 일당 4명을 보험 사기 및 공모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거주하는 루벤 탐라지안(26), 아라라트 치르키니안(39), 바헤 무라드칸얀(32), 알피야 주커만(39) 등 네 사람이다. 이들이 3개 보험사에서 수령한 보험금은 14만 1839달러(약 1억 9924만원)에 이른다.
이들은 지난 1월 28일 캘리포니아 레이크 애로우헤드에 주차한 2010년형 롤스로이스 고스트 차량에 야생 곰이 침입해 차량 내부를 손상시켰다면서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첨부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또한 같은 곳에 세워진 차량 두 대(2015년형 메르세데스 G63 AMG, 2022년형 메르세데스 E350)에서도 같은 내용의 신고가 각기 다른 보험사에 접수됐다.
보험 조사관은 제출된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여러 건의 차량 손상이 접수됐다는 점에 이상함을 느끼고 영상을 확인했다.
각각 제출된 영상에는 모두 곰이 차량 내부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는데, 곰이 차 문을 능숙하게 열고 들어갔다는 점이 이상해 캘리포니아 어류 및 야생동물부 생물학자와 상의해 “곰탈을 쓴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팀 데일리 보험당국 대변인은 “곰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아니었고, 인형탈이 용의자에 몸에 맞는 거 같지도 않다”며 “또한 차량 내부에 남겨진 흔적이 일반적인 곰의 습격과 달랐다. 곰은 크고 엉망진창으로 찢는다”고 말했다.
수사관들은 수색 영장을 발부하고 용의자의 자택을 수색한 결과 밝은 갈색 털의 곰옷과 고기를 잡고 썰 수 있는 포크(미트클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는 검은 곰 밖에 서식하지 않아서 갈색 곰은 거의 목격되지 않는다.
데일리 대변인은 “보험사를 상대로 한 가짜곰 사기극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터무니없는 범죄”라고 고개를 저었다.
지방 검사청은 이 사건을 기소하고 법정 날짜와 출석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