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에 3000만원?”… 신약 열풍에 中 실험용 원숭이 몸값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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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신약 개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실험용 원숭이 몸값이 마리당 14만 위안(약 3000만원) 선까지 뛰어올랐다. 사진=게티이미지

중국에서 신약 개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실험용 원숭이 몸값이 마리당 14만 위안(약 3000만원) 선까지 뛰어올랐다. 최근 5년간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한 수준이다.

1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정부 조달 자료 기준으로 실험용 원숭이 단가는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왔다. 2021년 7만 500위안(약 1480만원) 수준이던 가격은 최근 14만 위안(약 3000만원) 안팎으로 상승했다. 이는 2024년 중국 '규모 이상 기업' 평균 임금인 10만2452위안(약 2150만원)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실험용 원숭이는 전임상 단계에서 약물의 안전성은 물론 체내 흡수·대사·배설 과정을 확인하는 데 폭넓게 활용된다. 특히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의 경우 안전성 시험에 70~100마리가 필요하며, 비교적 독성이 낮은 일반 약물도 40~60마리를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급등 배경에는 중국 바이오 기업과 해외 제약사 간 기술이전 계약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제약업계는 157건의 아웃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총 계약 규모는 1357억 달러(약 196조 6293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바이오 투자 자금이 확대되면서 초기 임상 단계에 진입하는 후보물질이 늘었고, 이에 따라 전임상 시험 수요도 동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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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신약 개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실험용 원숭이 몸값이 마리당 14만 위안(약 3000만원) 선까지 뛰어올랐다. 사진=게티이미지

실제로 상하이에 있는 상하이 약물연구소는 이달 초 공개 입찰을 통해 긴꼬리원숭이 450마리를 들여오기 위해 6200만 위안(약 130억 2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마리당 약 13만 7800위안(약 2894만원)에 해당한다. 이는 2023년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당시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국이 17만 위안(약 3569만원)에 구매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25~2027년 연간 공급량은 4만 9000~5만 2400마리로 예상되지만, 수요는 5만 1300~6만 2600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사육 시설은 2026년 1분기 물량까지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로 전해졌다. 단기간에 번식 규모를 확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계약연구기관(CRO)들도 자체 사육 기반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시앱텍(WuXi AppTec)은 2020년 광둥성 내 원숭이 농장을 인수해 2021년 기준 2만 마리 이상을 확보했으며, 현재는 약 3만 마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인 래버러토리스(Joinn Laboratories) 자회사 역시 2022년 미국 플로리다주에 약 1400에이커 규모 부지를 매입해 영장류 검역 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트라이어펙스는 약 2만 마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숭이 가격 상승이 최종 의약품 판매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한다. 신약 개발 비용의 상당 부분이 임상 2~3상 등 후기 단계에 집중되기 때문에 전임상 안전성 시험 비용이 전체 연구개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설명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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