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올해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상용화하고 광저우 공장을 가동하면서 하반기부터 경영 정상화를 시작한다. 올 연말까지 국내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생산을 마무리하고,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LCD 생산을 재편하는 등 사업구조 재편도 병행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신임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0 개막 하루 전인 6일(현지시간) 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올해 사업 전략을 밝혔다. 중소형 플렉시블(플라스틱) OLED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해 연간 적자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OLED 기술을 고도화하고 항공, 자동차 등 새로운 응용 분야를 발굴해 올 하반기부터 경영 정상화를 가시화할 방침이다.
정호영 사장은 “내부적으로 스마트폰·노트북·태블릿 등에서 폴더블 구현을 위한 기술 준비는 마쳤다”며 “올해 폴더블 OLED를 상용화하고 추후 전략 고객사의 상품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우리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은 1분기 중 정상 가동 준비를 마친다. 일정 수준으로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골든 수율을 달성하는 시기를 얼마나 앞당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당초 기대보다 양산 시기가 늦어졌지만 연간 출하량 목표는 업계 예상보다 소폭 높게 잡았다. 업계는 올해 LG디스플레이 OLED TV 패널 판매 규모를 550만~600만대 수준으로 봤다.
정 사장은 “올해 OLED TV 패널 판매 목표치는 600만대 중반”이라며 “대형 OLED, 플렉시블 OLED, LCD와 OLED를 포함한 자동차용 패널 등 전략 육성사업을 합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40%, 2021년 50%를 넘어서는 등 주요 사업 비중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 전체 사업에서 OLED와 전략 육성사업 매출 비중은 약 30%였다.
TV와 스마트폰 중심이었던 OLED 응용분야는 모니터·노트북 등 IT패널로 확대한다. 모니터 사업은 TV와 동일한 화이트OLED(WOLED), 노트북은 플렉시블 OLED로 대응한다.
자동차·항공도 새로운 OLED 응용처로 삼았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자동차용 플렉시블 OLED 양산을 시작했다. 이 패널을 탑재한 자동차 완제품이 올해 중순경 등장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자동차용 패널 사업은 2017년 매출 1조원에서 2021년 2조원으로 빠른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운송산업은 향후 회사 전체 매출의 30%를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며 “자동차 고객사와 계약 후 실제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수 년이 걸리지만 현재 여러 제조사와 협력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OLED 기반 자동차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고부가가치 부문을 제외한 범용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적극 정리한다. 올 연말까지 국내 LCD TV 패널 생산을 정리하고 커머셜, IT, 자동차 등 고부가 부문에 집중한다.
정 사장은 “구미는 자동차용과 모바일 플렉시블 OLED, 파주는 고부가 IT 중심 LCD로 재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OLED TV 패널 공장 라인을 보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투자를 고려하고 있으며 LCD 공장을 OLED로 전환하는 투자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LED, 퀀텀닷(QD) 등 신기술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사장은 “100인치 이하 가정용은 마이크로LED가 WOLED 대비 특별한 강점을 찾기 힘들다고 보고 100~150인치 크기 커머셜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쟁사가 준비하는 QD디스플레이와 자사 OLED간 장단점이 각각 있지만 OLED는 디자인·음질·응용분야 면에서 확실한 차별화 강점 있으므로 이를 부각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