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 허브 구축은 디지털 혁신 기업들의 도전 과제다. 컨설팅 업체 캡제미니에 따르면 많은 기업이 혁신 센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지만 혁신 실현에는 실패했다. 87%의 기업이 혁신에 집중하는 연구소를 보유했지만 이 가운데 혁신이 성공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17%에 머물렀다.
디지털 시대에 기업의 혁신 센터 구축 성공에 필요한 세 가지 전략이 있다. 첫 번째 전략은 올바른 휴먼 정보(인간으로부터 도출해 내는 모든 정보) 개발이다. 혁신을 기업 자산으로 전환시키려면 최고혁신책임자(CIO)가 조직 연구개발(R&D)을 전사 차원으로 이끄는 역할이 중요하다. 새로운 R&D 노력이 전략 차원의 돌파구 제공 동력이 되려면 조직 차원에서는 혁신 문화가 혁신 허브 내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실무 인력과 개별 사업부의 적극 동참과 더불어 비즈니스 지식 진화에 도움이 되는 기반을 공유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혁신 센터와 연구 노력 성과가 창출되는 성공한 협력 기반이다. 이런 혁신 노력의 대상은 기타 경영진도 제외될 수 없다.
무엇보다도 CIO의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혁신센터가 혁신 실효를 창출해 더 나은 비즈니스 성과를 만든다. 속도 경쟁의 시대에 비즈니스 결과물을 빨리 내야 하는 CIO는 휴먼 정보에 관심을 기울이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 이처럼 혁신센터 성공은 선견지명 기술, 시장 이해가 있는 재능 있는 사람, 창의 조직 문화의 적절한 결합에 달려 있다.
두 번째 전략은 기계 지능(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 역량 향상이다. 머신 러닝은 경험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해서 예측을 수행하고 스스로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시스템과 이를 위한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구축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기업에서는 기계 지능을 이용해 고객 서비스, 기업 보안과 사업 효율성을 강화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후지제록스의 기기 장애를 예측하는 '장비원격진단(RDHC) 서비스'는 기계 지능을 활용한 성공 사례다.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RDHC 서비스'는 사무용 복합기 및 디지털 인쇄기 등 사무기기 고장을 원격으로 예측하는 프로그램으로, 기기의 장애가 예측되는 순간 문제 상황이 기업에 자동 접수됨과 동시에 예방 조치돼 다운타임이 최소화하는 고객가치 지향 서비스 사례다.
마지막 전략은 디지털 인텔리전스로 통합해야 한다. 기업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 기류에서 살아남으려면 인간과 기계가 조화를 이루는 지능형 생태계라 불리는 '디지털 인텔리전스'를 받아들이고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디지털화 자체를 위한 기술 도입에 그쳐서는 안 된다. 주어진 과업에 최적의 인텔리전스 조합 그 이상을 수행해야 한다.
기업은 기계가 더 잘 처리할 수 있는 일에 인력을 낭비하지 않고 창의성과 중대한 의사결정 등 인간 고유의 영역에 기계를 투입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최근 기업들이 로봇처리자동화(RPA)를 도입하거나 고려하고 있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기업의 RPA 도입은 인간이 창조 및 핵심 업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디지털 인텔리전스 환경 구축에 기여한다. 현재 인공지능(AI) 도입에 박차를 가하는 노력은 세상이 아직도 맛보지 못한 큰 변화로 이끌 것이다. 결국 가까운 미래에는 기계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 하더라도 기업의 초점은 인간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발명하고 혁신하는 데 둬야 한다. 그것이 고객을 위한 탁월한 서비스와 제품 및 경험을 전달하는데 기여하는 일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일 것이다.
김현곤 한국후지제록스 사업본부장 hyungon.kim@kor.fujixero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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