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민간 출연금 절반으로 낮춘다...이베이 등 ICT기업 대거 참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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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 플랫폼 운영 계획(자료-한국간편결제진흥원)

소상공인 간편 결제 플랫폼 제로페이의 출연금 문제가 새 국면을 맞았다.

이보다 앞서 은행에 약 10억원 상당의 출연금을 제안해 관치 논란을 빚었지만 업무가 SPC운영법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에 이양되면서 출연금액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도 조건 없이 SPC에 일정 지분을 태울 수 있도록 '개방형 공모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모아진 재원은 SPC법인 운영과 직불 결제 망 구축에 쓰일 예정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로페이 운영 민간 재단법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사장 윤완수)이 올해 말까지 SPC 출연금 문제를 마무리한다. 종전 은행당 약 10억원의 출연금 할당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ICT 기업도 조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금액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다. 약 200억원의 재원 목표를 100억원으로 낮춰 잡고 종전 10억원이던 기업당 최저 납입금을 2억원으로 대폭 인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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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누구나 제로페이 SPC에 참여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개방형 공모제를 도입한 셈이다.

이미 국내 간편 결제 사업자 등이 제로페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베이, NHN페이코,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등이 출연금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7곳도 직불결제망 도입 등 SPC 출연 의사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은행 두 곳은 참여 의사를 최근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은 대형 ICT 사업자에도 출연금 의향서를 보내는 등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많은 간편 결제 기업이 긍정적으로 출연금 재원 참여 의사를 검토하고 있다.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은 “올해 말까지 출연금 문제를 마무리 짓고 투명한 SPC 운영 체계를 확립하겠다”면서 “마련된 재원은 모든 사업자에게 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제로페이 직불 결제 망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제로페이 전용 결제 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재단의 끈질긴 설득 때문이다.

보수적인 은행도 제로페이 민간 사업 전환에 따라 더욱 유연한 사업 참여와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 제로페이는 물론 모바일 상품권 사업, 선불결제 등 내년에 제로페이 사업 확장이 현실화될 경우 그만큼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내부 분석이 깔려 있다.

제로페이 출연 의사를 밝힌 한 대형 간편결제 사업자 관계자는 “직불결제망 구축은 물론 전통 상품권 모바일 사업 등 제로페이 사업 외연 확대가 기대된다”면서 “내부적으로 SPC 출연을 통해 사업 확대에 목소리를 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직 출연금 의사를 밝히지 않은 간편 결제 기업도 출연금액이 축소된 만큼 참여하는 쪽으로 검토하는 곳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이사장은 “투명한 방식으로 재원 참여 여부를 전 사업자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금융사뿐만 아니라 ICT 기업까지 SPC 운영과 사업 진행에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에 이어 ICT 기업도 SPC 출연금 의향을 밝히면서 '금융사 위주의 관치 논란'이라는 꼬리표를 뗄지 주목된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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