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활용이 상대적으로 더뎠던 금융시장에 '뱅슨' 전쟁이 벌어질 태세다.
단순 마케팅 툴로만 활용되던 AI 기술을 금융 서비스 전반에 입히고, 보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까지 끌어다 융합하고 있다. 올해 1월 금융당국이 가상화 기술 규제를 대폭 개선하면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AI 뱅커' 만들기 경쟁이 촉발됐다.
시중 은행이 빅데이터와 AI를 이용한 서비스, 클라우드 환경을 도입중에 있다.
KB국민은행은 약 40억원을 투입해 빅데이터 구축 1차 사업을 완료했다. 디지털마케팅 시각화, 비대면 실시간 분석 등 총 12개 과제를 완료했다. 더 케이프로젝트라는 차세대 주전산 막바지 사업이 진행 중이다. 클라우드 기반 AI 마케팅 허브 구축은 물론 데이터, 비대면 고도화 인프라를 구축한다.
신한은행도 클라우드 환경 전환과 AI 기반 보물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약 60억원 예산을 투입, 빅데이터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컨설팅을 받고 있다. 기존 유닉스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한다. AI 기반 보물섬 프로젝트도 운영한다. 약 90억원 자금을 투입, 딥러닝 기반 시장 예측과 상품 평가·추천 등 AI를 고도화하기 위해 배수진을 쳤다.
KEB하나은행은 약 60억원을 투입해 빅데이터 인프라 1차 구축사업을 완료했다.
다만 이들 은행의 공통점은 AI와 클라우드를 이종 사업으로 구분했다는 점이다. 가상화기술과 AI분석 플랫폼을 따로 운용한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우리은행은 타은행과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AI 서비스 고도화를 비교적 늦게 시작한 은행이다. 그만큼 타은행과 기술 격차가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파격적인 시도에 돌입했다. '클라우드+AI' 결합이다.
클라우드(가상화)기술을 활용해 사업 초기 자원 산정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여기에 AI 기술을 결합해 서비스와 인프라 모두를 바꾸는 전략을 공개한 것이다.
본지가 입수한 우리은행의 'AI 서비스 허브구축'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클라우드+AI 서비스 활용계획은 다소 파격적이다.
고객과 내부 직원, 채널 서비스 모두에 AI를 입힌다. 모든 계열사도 순차로 참여한다.
고객 부문에서는 영업, 상품개발, 마케팅, 부정행위 방지, 신용평가, 리스크관리에 AI를 투입한다. FDS와 고객 행동 탐지, 여신 대안 평가, 신용 리스크 관리 등에 활용한다. 채널 서비스도 혁신한다. 영업점 창구는 물론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고객센터, 개인화 서비스 전반에 AI 채널을 구축한다.
첫 번째 운영 사업으로 수천만건의 음성 데이터를 텍스트로 변환, 상담 내용을 자동 분류하고 마케팅 채널로 활용한다. AI가 상담내역을 스스로 분석해 주요 키워드를 도출하고 신용대출, 민원 등의 카테고리로 데이터를 나누어 실시간 대응한다. 이후에는 불완전판매 검수와 시장예측 기반 서비스로 AI 기능과 역할을 키운다.
우리은행의 클라우드+AI 기술 결합은 의미가 크다.
챗봇 등 수동적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던 금융AI에 여러 ICT 접목, 전혀 다른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개인정보 규제 등 법적 제한이 있지만 AI와 클라우드의 결합하고 빅데이터를 연결시켜 'AI 뱅커'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