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상품소싱 구조와 차별화된 상품, 여기에 가능성을 믿고 판로를 열어준 훌륭한 파트너까지. 작은 회사가 국내 1위 젤리 브랜드를 키워낸 원동력이죠.”
손옥윤 키즈웰 대표는 젤리 하나로 중소기업 신화를 쓴 상품 발굴의 귀재다. 그가 이끄는 키즈웰은 해외에서 과자·젤리류를 소싱해 국내 유통점에 판매하는 회사다. 대표 상품 '젤리스트로우'를 앞세워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제치고 대형마트 과자 부문 판매 1위에 올랐다.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패키지와 맛으로 바꿔 철저한 현지화를 꾀한 고집의 결과다. 손 대표는 “단순한 벤더 역할만 하진 않는다. 우리 레시피에 맞는 상품을 소싱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 투자비까지 전부 감당하며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미원통상(현 대상)에서 식품개발을 담당했던 그는 퇴사 후 1999년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해외 성장세와 달리 국내서는 아직까지 니치마켓으로 남아있던 젤리 시장에서 가능성을 봤다.
대신 '될 만한' 상품 발굴을 위해 전 세계를 누비며 발품을 팔았다. 비행 탑승횟수만 수백번. 그렇게 탄생한 젤리스트로우는 동물성 젤라틴 대신 해초추출물을 사용한 안심 간식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이 매년 50%씩 뛰는 히트상품이 됐다.
성공의 이면에는 20년간 든든한 파트너가 돼준 이마트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영세업체였던 키즈웰은 이마트에 상품을 공급하며 연매출 400억원 규모에 건실한 중소업체로 성장했다. 작년 한해 트레이더스에서 판매된 젤리스트로우만 50만개. 1분당 1개꼴로 팔린 셈이다. 단일 상품으로 무려 4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손 대표는 “이마트는 우리 같이 작은 업체에도 기회를 준 고마운 파트너”라며 “수직적 구조에 대기업이 하기 힘든 빠른 상품 소싱력과 차별화된 상품력을 적극 어필해 입점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특히 2013년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은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키즈웰 성장세를 눈여겨봤던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을 론칭하며 차별화 상품 일환으로 젤리스트로우를 전진 배치했다. 공격적인 판촉행사와 이마트의 지원이 맞물려 그해 젤리스트로우 판매량은 무려 10배가 늘었다.
2017년 200억원 대였던 매출은 올해 4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15명 남짓 직원 수도 배로 불어났다. 손 대표의 시선은 이제 해외로 향한다. 올해 3월 일본 식품전시회 Foodex에 참가하며 해외로 첫 발은 내딛은 키즈웰은 중국과 태국 등에 젤리스트로우를 수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본격 도약에 나섰다.
내년에는 독일 퀼른에서 열리는 국제제과전시회 'ISM 2020'에 한국 대표기업으로 참가하는 영예를 안았다. 손 대표는 “해외 전시회에서 수차례 호평을 받으며 자신감을 얻었다. 독일 하리보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의 젤리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