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석유시설과 유전이 14일(현지시간) 오전 4시께 무인기(드론) 여러 대로 공격받아 불이 났다고 사우디 내무부가 밝혔다.
내무부는 사우디 동부 담맘 부근 아브카이크 탈황 석유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2곳이 무인기의 공격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아브카이크 탈황시설은 아람코가 관련 시설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라고 홍보하는 곳일 만큼 사우디 석유 산업에 중요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하루 원유 처리량이 700만 배럴 이상이다. 사우디가 수출하는 원유 대부분이 이곳에서 탈황 작업을 거친다. 2006년에는 알카에다가 폭발물을 실은 차량으로 공격한 곳이기도 하다.
쿠라이스 유전도 매장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 중 한 곳이다.
내무부 화재 직후 소방대가 바로 소화 작업을 시작해 이날 오전 6시께 불길을 잡았다고 발표했다. 아람코는 이날 공격과 화재로 석유 생산, 수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우디 국영방송은 원유, 석유제품 수출은 중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예멘 반군은 자신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을 통해 14일 “사우디 불법 침략에 대응해 그들 석유 시설 2곳을 무인기 10대로 직접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며 “공격 대상을 더 확대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격받은 지점은 반군이 장악한 예멘 북부에서 약 1000㎞ 떨어진 곳이다.
예멘 반군은 지난 5월 14일과 8월 17일에도 아람코 석유 시설을 무인기로 공격했다.
일부 중동 언론은 이날 공격한 무인기가 예멘보다 거리가 절반 정도로 가까운 이라크 국경 방향에서 날아왔다면서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내 무장조직 소행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