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일명 사이보그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에 도전장을 냈다. 두 번째로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1위로 입상하겠다는 목표다.
공경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24일 교내에서 사이배슬론 2020 출정식을 열었다.
사이배슬론은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겨루는 국제대회다. 4년에 한 번씩 개최된다.
코스는 앉고 서기, 지그재그 걷기, 경사로를 걸어올라 닫힌 문을 열고 통과해 내려오기, 징검다리 걷기, 측면 경사로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총 여섯 개다. 공 교수팀은 2016년 열린 1회 대회에서 착용형 외골격로봇(웨어러블 로봇) 종목 3위에 올랐다. 내년 2회 대회는 5월 스위스에서 열린다. 2회 대회는 그동안 발전한 기술 수준을 반영해 코스의 난이도가 높아졌다.
공 교수 팀은 '워크온슈트 4.0'으로 대회에 나선다.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을 위해 개발된 다리근육 구조 모방 보행보조 로봇이다.
공 교수와 나동욱 세브란스 재활병원 교수가 공동 창업한 엔젤로보틱스에서 로봇기술을 담당한다. 사람 신체와 맞닿는 부분에 적용될 기술은 재활공학연구소가 개발한다.
완성된 로봇을 선수에게 적용하는 임상 훈련은 세브란스 재활병원이 맡았다. 그 외 영남대, 국립교통재활병원, 선문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에스톡스 등이 연구에 참여한다.
'워크온슈트4.0'은 완벽한 개인 맞춤형으로 양팔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대회에서는 보조 도구 없이 제자리에 선 채 물 컵을 정리하는 미션 수행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선수도 늘어난다. 지난 대회에서는 김병욱 선수 한명이 참가했지만, 지금은 총 7명의 선수 후보가 대회를 준비한다. 모든 선수는 개인 맞춤형 '워크온슈트 4.0'을 지급받아 훈련 중이다. 올해 11월에 대회에 출전할 선수 1명과 보궐 선수 1명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공경철 교수는 “대회가 제시하는 미션은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동작들로 구성돼 코스만 충실히 따라가도 실제 장애인 사용자를 위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며 “순위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기술을 있는 그대로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