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에서 배운 심폐소생술(CPR)이 한 가족의 생명을 구했다. 전북 전주에서 중학생 아들이 심정지 상태에 빠진 아버지에게 약 7분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119구급상황센터가 영상통화로 응급처치를 안내하면서 환자의 심장 박동이 돌아왔다.
3일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오후 7시51분께 전주시 덕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 B씨가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쓰러졌다.
현장을 목격한 중학생 아들 A군은 즉시 119에 신고했다. 그러나 긴박한 상황에서 정확한 아파트 동·호수를 설명하지 못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A군의 어머니에게 연락해 정확한 주소와 현관 출입 정보를 확인한 뒤 구급대에 전달했다.
그사이 B씨는 의식을 잃고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A군은 학교 소방안전교육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을 떠올리고 아버지의 가슴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119구급상황센터는 영상통화를 연결해 A군의 응급처치를 실시간으로 지원했다. 상담 요원은 일정한 박자에 맞춰 가슴압박을 실시하도록 안내하고, 동작을 보여주는 영상과 그림 자료도 제공했다.
신고 접수 약 7분 뒤인 오후 7시58분께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제세동과 기도 확보, 약물 투여 등 전문 응급처치를 실시했다. 이후 B씨의 심장 박동이 회복됐으며, 환자는 전북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번 사례는 심정지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최초 목격자의 대응과 구급상황센터의 신속한 지원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질병관리청의 급성심장정지조사에 따르면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환자의 생존율은 15.3%로, 시행하지 않은 경우의 5.6%보다 약 2.7배 높았다.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이뤄지는 초기 응급처치가 환자의 생존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진형민 전북소방본부장은 학교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을 실제 상황에서 실천한 학생의 용기와 119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심정지 환자의 생존을 위해서는 최초 발견자의 신속한 심폐소생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