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TV홈쇼핑, 신뢰받는 '어벤저스'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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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 업계가 최근 '타노스'에 버금가는 악역 취급을 받고 있다. '타노스'는 마블 코믹스에 등장하는 슈퍼 빌런(악당)이다. 최근 재승인 감점 요소 누락, 갑질 논란, 생방송 중단 등 TV홈쇼핑이 얽힌 사건·사고가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에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임직원의 범죄 행위를 고의 누락한 롯데홈쇼핑에 오는 11월 4일부터 6개월 동안 하루 6시간(오전 2~8시)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TV홈쇼핑 사업자의 '갑질 행위'에 대한 직권 조사를 벌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방송 중단 사태가 벌어진 공영홈쇼핑에 법정 제재인 '경고'를 결정했다.

TV홈쇼핑 성장률은 최근 TV시청률 하락, T커머스 공세, e커머스 확산에 따라 정체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과기부, 공정위, 방심위, 중소벤처기업부 등 타 업종과 비교해 많은 정부 부처와 관련돼 있어 각종 규제 영향을 받는 것도 성장세 둔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벌어진 사건·사고 탓에 소비자로부터 싸늘한 눈총을 받고 있다. 그동안 방송을 활용해서 고품질 상품을 합리 가격에 제공하는 한편 중소기업에 국내외 판로를 제공하는 등 유통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서 정부에 연 500억원 이상 방송발전기금을 기부하고 유료 방송에 연 1조원 이상 송출수수료를 지불하는 것도 홈쇼핑이다.

TV홈쇼핑 시장은 올해 역대 최대 취급액인 2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범 후 24년 동안 이룩한 금자탑이다. 그러나 매년 업계 이미지에 먹칠하는 사건·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수많은 상품을 취급하다 보니 소소한 문제가 불거질 수는 있다. 그럼에도 사업자들이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

TV홈쇼핑 업계가 재도약하기 위해 전력을 쏟아야 하는 시점이다. 전체 취급액 가운데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등 변화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 TV홈쇼핑이 악당 타노스가 아니라 소비자를 지키고 신뢰받는 '어벤저스'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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