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압박에 대출 문턱 높이는 저축은행…소액대출 11분기 연속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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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으로 저축은행 대출 문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소위 '급전 대출'이라 불리는 소액신용대출(이하 소액대출)의 경우 규모가 11분기 감소했다.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소액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76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7882억원보다 2.4%, 전년 동기(9108억원)와 비교하면 15.5% 각각 줄어든 규모다.

소액대출은 300만원 이하 신용대출을 말한다. 금리는 일반신용대출보다 높지만, 대출 실행이 빠르게 이뤄져 '급전 대출'이라고도 불린다.

저축은행 소액대출은 집계가 시작된 2008년 2분기 3074억원으로 시작해 점점 증가해 2016년 1분기 1조1449억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2016년 2분기부터 감소세가 시작돼 작년 말까지 11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 11분기 동안 감소폭은 32.8%(3757억원)나 됐다.

이 시기에 저축은행 전체 대출 규모가 21조원(57.1%)이나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대형사들 위주로 소액대출을 빠르게 축소하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이 11분기 만에 소액대출을 767억원(79.1%)이나 줄였고 웰컴저축은행도 535억원(25.7%)을 축소했다. 이어 SBI저축은행(360억원, 28.7%), 애큐온저축은행(433억원, 64.7%)도 급격하게 소액대출을 줄이고 있다. 고려저축은행의 경우 2016년 3월 말 616억원에서 작년 말 166억원으로 거의 4분의 1이 됐다.

저축은행들이 소액대출을 줄이는 것은 금융권 대출 법정 최고금리가 24%까지 인하된 데다 금융당국의 추가 대출금리 인하 압박이 지속된 이유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 문이 점점 좁아지면 제2금융권에 기대는 차주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의 경우 이용자 대부분이 신용등급이 낮은 이용자가 많아 대출을 받을 경우 높은 이율을 적용받게 된다”며 “금융당국의 추가 금리인하 압박으로 저축은행들이 이 문턱을 높이면서 전체 소액대출 규모가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