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금융사들이 오픈API를 활성화하며 금융 외에 서비스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오픈API로 내부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할 뿐 아니라, 외부 제휴 사업을 늘리며 서비스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한다.
금융서비스 오픈API는 핀테크와 스타트업, 제휴사 등이 각자 고유의 사용자인터페이스·사용자경험(UI·UX)으로 금융서비스 탑재가 가능하도록 각종 API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오픈API 이용 건수 약 17억5000만건을 기록, 전년 대비 20%가량 이용 건수가 증가했다. KB금융이 보유한 오픈API 개수는 약 2000개, 누적 이용고객 수는 1300만명에 달한다.
KB금융은 오픈API를 기반으로 임베디드 금융 전략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임베디드 금융은 비금융회사가 디지털기술을 이용해 자체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장하는 것으로, 상거래 플랫폼에 간편결제 솔루션이 탑재되는 식이다. KB금융은 지난해 4월 삼성금융네트웍스 '모니모' 협력 계획을 발표하며 모니모 전용 입출금통장 출시를 예고하는 등 기업간거래(B2B), 기업개인간거래(B2B2C) 등으로 외부 제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 관계사 서비스를 포함한 KB 임베디드 금융 전략 중요 기술로 오픈API를 계속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정부 시스템, 핀테크, 물류 등 다양한 산업 연계를 고려한 API 확장 기반 표준화를 진행한다. 하나금융그룹은 2월 기준 API 제휴 기관을 1348곳을 확보, 전년 대비 약 154% 늘렸다. 제휴사 확보와 함께 일 평균 기준 그룹 API 거래량은 약 60만건, 하나은행 별도 API 거래량은 약 156만건으로 모두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빅테크, 이커머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파트너십을 전방위로 확대중이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시스템 성능 개선과 모니터링 강화를 실시하고, 오픈API 데이터 기반 분석모델과 문서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용자 친화적 환경을 조성한다.
금융사들은 오픈 API 사업을 기반으로 뱅킹형서비스(BaaS)를 확장한다는 포부다. BaaS는 금융사가 비금융회사에 금융기능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한은행은 회사 API 서비스 공급을 늘려 주거래은행으로 고객 락인 효과를 노리고, 부수거래 증대 기회를 마련하는 등 플랫폼 영업 기회를 모색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당행 BaaS 사업 확장 핵심 툴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외부 플랫폼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제공하며 오픈 API 기반 사업을 지속 확장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2015년 은행 최초로 오픈API를 도입한 NH농협은행은 NH오픈플랫폼 기반 '복합 생태계' 구축 작업에 나섰다. 스타트업, 핀테크 기업 등이 시스템 구축 단계부터 NH와 의견을 공유하고 협업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상생형 사업모델을 고도화, 농협뿐 아니라 다양한 핀테크 기업이 오픈 플랫폼에 참여해 제휴 API를 유통할 수 있게 해 금융서비스 교두보를 구축한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