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공개SW 활용 확산 속 국내시장 외산종속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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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개 소프트웨어(SW) 생태계마저 외산기업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레드햇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대형 공개SW(오픈소스) 프로젝트 투자는 물론 개발에 높은 기여를 하는 것과 달리 국내 생태계는 답보 상태다.

오픈소스는 저작권이 존재하지만 저작권자가 소스코드를 공개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복제·수정·활용·재배포할 수 있는 SW다. 단, 재배포 시 저작권자에 의한 라이선스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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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 커널 개발 기여도. 리눅스재단 제공

◇MS·레드햇 등 상위 랭크…국내는 삼성만

리눅스 기반 SW 핵심 소스 코드인 '리눅스 커널' 개발은 인텔이 주도한다. 리눅스재단에 따르면 인텔이 13.1% 비중을 차지, 기여도가 가장 높다. 이어 독립 개발자가 8.2%, 레드햇이 7.2%로 뒤를 이었다. 리나로(5.6%), IBM과 비공개기업(각 4.1%), 컨설팅업계(3.3%) 등의 순이다. 삼성전자(3.2%)가 8위로 10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주목받는 '쿠버네티스'는 구글과 레드햇 비중이 크다. 오픈스택 클라우드 커뮤니티 분석툴 스택칼리스틱에 따르면 구글이 48.8%, 레드햇이 19.6%로 쿠버네티스에 압도적으로 기여 중이다. 이어 독립 개발자와 화웨이, ZTE, 코어OS, IBM, 후지쯔, MS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기업은 전무하다.

오라클 자바 오픈소스 버전인 '오픈JDK'는 오라클이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오라클에 따르면 오픈JDK 11 기준 조직은 오라클이 1963개로 압도했다. SAP가 169개, 레드햇이 118개, 구글이 80개로 뒤를 잇고 독립 개발자와 벨소프트, IBM, 알리바바 등이 일부 참가하는 수준이다. 상위 15개 기업에 국내기업은 기여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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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JDK 개발 기여도. 오라클 제공

외산기업은 이러한 기여도와 투자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강화했다. 오픈소스 비즈니스에 성공한 대표 기업이 레드햇이다. 오라클은 올해 초부터 자바 서비스 제공방식을 오픈소스와 같은 월 구독 모델로 전환했다.

오픈소스 상품화를 위해 레드햇은 구독방식 수익 모델을 활용했다. 소스코드가 공개된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갖고 SW 자체를 유료화하기 어렵다. 상품 판매수익보다는 기술 지원, 정보 제공, 교육 훈련 등 보완적 서비스를 구독방식 수익모델로 사업화했다.

레드햇은 순수 오픈소스 기업 최초로 연간 매출 2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이후 마리아DB, 도커(Docker) 등 후발 기업이 구독모델로 SW 시장에 진입했다.

한국레드햇 관계자는 “레드햇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위한 기본 기술인 컨테이너와 쿠버네티스 기술 상위 기여자로서 강점이 있다”며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프로젝트 기여도 정도나 수준이 기술 지원 척도로 쿠버네티스 지원에 특화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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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버네티스 개발 기여도. 레드햇 제공

◇오픈소스 가치 주목하고 활용전략 세워야

최근 오픈소스는 운용체계(OS)와 데이터베이스(DB) SW뿐만 아니라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과 같은 신SW 분야에서 기술 개발을 주도한다. 미래 SW 경쟁력 측면에서 오픈소스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MS와 오라클, SAP 등 전통 상용SW 기업도 공개SW로 개발된 신SW 기술을 자체 솔루션에 적용,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등 상용SW와 상호 공생관계로 생태계가 변화됐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해외 개발자 수는 2000만명, 커미터는 4만명, 커뮤니티는 16만7000개에 달한다. 글로벌 프로젝트는 800건 수준이다.

반면 국내 오픈소스 개발자 수는 1만1000여명, 커미터는 약 500명 수준이다. 커뮤니티는 약 200개고 글로벌 프로젝트도 10건 정도에 불과해 해외와 격차가 크다. 오픈소스 생태계 육성 정책이 시급한 이유다. 오픈소스 기반 다양한 외부 자원을 활용해 신기술을 빠르게 적용하고 기술 혁신을 이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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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치재단 프로젝트 관계도. NIPA 제공

미래 SW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오픈소스 활용은 필수라는 게 전문가 공통의견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NIPA·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공공기관, SW기업과 함께 SW 원천기술 개발과 활용으로 국내 SW 기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

권영환 SW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업은 외산기업이 비즈니스화한 오픈소스 상업적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며 “상업적 목적으로 오픈소스 활용을 위해 비즈니스 모델 정립과 기술적 우월성 확보가 필수인 만큼 체계화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SW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는 기업 활동 지원 관점에서 오픈소스를 확산하고 오픈소스 활용 인재 양성, 오픈소스 기반 연구개발(R&D) 확산 등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픈소스 프로젝트 활성화를 위해 운영자와 참여자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는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 운영자 필요에 의해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만들었다면 참여자가 기술 습득과 활용이라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생태계 조성도 필요하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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