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경기로 정보기술(IT) 서비스 업계가 공공 유지보수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적극적인 수주 전략으로 존속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2일 ICT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오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진행하는 정보통신시스템 유지관리 용역 사업에 복수 IT서비스 업체가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에 서울에서 사업 설명회를 진행했고, 다수 업체가 설명회에 참여해서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인 대표적인 업체로는 대신정보통신이 꼽힌다. 대신정보통신은 연간 매출액이 2500억원 안팎에 이르는 중견 IT서비스 기업이다.
여기에 농심그룹 IT 계열사인 농심 엔디에스(NDS)도 입찰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NDS는 지난 수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보통신시스템 유지관리 사업을 맡았다.
애초 이 사업은 지난 수년간 참여 업체가 저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정보통신시스템을 충분히 이해하는 업체가 많지 않은데다 사업성이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상황이 바뀐 이유는 악화한 경제 상황에서 수주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IT 서비스 업계에선 인건비 등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사업성이 적더라도 수주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특히 민간과 공공이 정보화 사업 예산을 줄이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에서 그나마 공공은 대금 지급 불확실성과 경쟁률이 낮다는 이점이 있다.
이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업의 경우에는 2개 연도 동안 총 사업 금액만 496억원으로 500억원에 육박한다. 통상 400억원 안팎이던 것과 비교해 예산이 늘면서 사업성도 커진 것이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2개월간 공공에서 발주된 정보통신시스템 사업 현황을 살펴본 결과 사업 규모가 각각 4억5000만원, 3억원에 불과한 대구광역시와 소방청 사업에도 복수 업체가 입찰한 것으로 파악됐다.
IT서비스 업계는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 IT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유지보수 사업의 경우에는 발주처 시스템에 전문성(높은 이해도)이 있어야 하므로 아무 기업이나 입찰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경기가 워낙 안 좋기 때문에 밑지는 장사만 아니라면 우선 수주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