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수 SW 개발인력 양성을 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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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 동명대 SW중심대학사업단장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소프트웨어(SW) 기술이다. 모든 것을 연결하고 지능화하는 기반 기술이 SW이기 때문에 우수한 SW 개발 인력 양성은 필수다.

SW 산업 현장에서 개발자에 대한 처우는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2018년 세계 SW 개발자 처우를 빅맥지수로 보면 가장 좋은 우크라이나를 100으로 봤을 때 미국 86, 중국 63, 우리나라는 43으로 각각 나타났다.

SW 개발자는 두뇌를 사용해 최고의 알고리즘을 만들어 내는 고도의 정신노동을 쉴 새 없이 한다. 단기간 집중 프로젝트 때문에 휴일이나 주말을 반납하는 경우도 많다.

양질의 SW 인력을 확보하는 단순하고 명료한 방법은 '현장 처우 개선'이다. SW 개발자가 좋은 대우를 받을 때 SW학과에 우수 인재가 몰리고 양질의 SW 개발자를 배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수 있다.

정부는 SW 개발 최저입찰제와 하도급 문제, 잦은 설계 변경으로 인한 개발자 상주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시간이 녹록하지 않다. 정책 완성이 때를 놓칠까 걱정이다.

SW 개발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대학이 실무 위주 교육에 초점을 맞춰도 모든 분야에 경험이 있는 인력 양성은 어렵다. 졸업 후 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한 인력을 달라는 업계 요구는 대학으로서는 참 난감한 일이다.

대학이 데이터스트럭처와 알고리즘, 범용 컴퓨터용 언어 개발 능력을 기본으로 하고 그 위에 오픈소스 SW 활용 능력을 갖춘 SW 인력을 배출하면 실무 부문 역량의 경우 해당 기업이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많은 대학에서 학생들끼리 팀을 이뤄 작품을 만드는 캡스톤디자인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조금 변경하면 산업체가 참여하는 산학프로젝트, SW현장실습제도와 연계해 대학과 SW 기업 간 협력으로 SW 전공 학생의 실무 개발 경험을 유도하고, 자연스럽게 해당 SW 기업은 원하는 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

지역의 소규모 SW 개발 기업은 낮은 단가 계약에 늘 빠듯한 납기 일정을 맞추기에만 급급하다 해도 중장기 발전 차원에서 산학프로젝트 운영이나 SW현장실습에 적극 참여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정부는 SW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4년 전부터 SW 전문 인력과 SW 융합 인력 양성, SW 가치 확산을 목표로 30여개 대학을 SW중심대학으로 지정해서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SW중심대학은 SW 교육 경험이 풍부하고 SW 교육 준비에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 온 최고 대학들이다.

4차 산업혁명은 똑같은 교육을 여러 번 반복할 필요가 없도록 교육 환경을 바꿔 놓았다. SW중심대학이 좋은 강의를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공유하면 SW 학습자는 언제 어디서나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SW 분야 최고 교수를 보유한 SW중심대학들이 해야 할 역할이다. 대학마다 2~3개를 만들어 공유하면 수년 후에는 엄청난 SW 교육 콘텐츠가 축적된다.

교육은 백년대계라 한다. 단기간 지원하고 사라지는 반짝 교육 지원 사업은 제고돼야 마땅하다. 교육 체계를 갖추는 데 1~2년, 실제 교육 수행에 2~3년을 보내면 이미 완료 시점에 달해서 최종 결과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사업이 많다. 특화된 교육이 이제 막 자리를 잡을 시점인데 사업은 종료되니 특성화한 교육 체계가 뿌리내리기 어렵다.

SW중심대학 사업도 마찬가지다. 4+2년 사업이라 하지만 대학이 체제를 갖추고 SW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기까지는 6년도 짧은 시간이다. 국민의 세금을 투입했으니 사업을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조급하게 교육 성과를 찾는다면 제대로 우려낸 국물 맛을 기대할 수 없다.

정권이 바뀌어 정책이 새로 만들어져도 교육 지원 사업만큼은 부실한 운영이 없는 한 적어도 10년 이상은 지원하고 지켜보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김정인 동명대 SW중심대학사업단장 jikim@t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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