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G 상용화와 함께 가상현실(VR)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VR 기술은 사용자의 눈을 중심으로 착용하는 VR 고글 시장과 VR 콘텐츠 개발 시장 주도로 성장하고 있다. 나머지 중요한 한 가지를 꼽는다면 VR 컨트롤러 시장이 있다. VR 고글은 기존 정보기술(IT) 기기 제조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이 활발하고, VR 콘텐츠 시장은 기존의 대형 게임업체가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VR 컨트롤러 시장은 연구개발(R&D) 예산 등 투자 영역에서는 음지 상태여서 많은 스타트업이 그들 기술 기반으로 다른 시장으로의 피버팅을 시도하고 있는 현실이다.
VR 컨트롤러 스타트업 가운데 첫 번째 소개할 스타트업은 리얼감이다. VR와 증강현실(AR) 기기에 손목 부착 형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더해서 리얼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있다. 발상은 피아노나 바이올린 같은 악기를 배우는 사람이 연주를 위해 많은 시간을 쏟지 않고 대안 경험으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정했고, 동력 형태 외골격 장비를 솔루션으로 제시했다. 외골격 장비는 가격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소형화에 집중했고, 손목에 찰 수 있도록 콤팩트하게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리얼감 곤틀릿은 내부에 들어가는 모터 개발에만 1년, 지금 시제품 디자인 완성에 1년 정도 각각 걸렸다. VR 콘텐츠를 체험할 때 더욱더 생생한 경험을 하게 하는 이 제품은 오큘러스나 바이브의 컨트롤러를 끼우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컨트롤러를 손에 쥔 뒤 곤틀릿 윗부분을 손목에 착용하면 VR 콘텐츠 속 움직임을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다. 총을 쏠 때 느껴지는 반동, 야구배트를 휘두르며 공을 칠 때 느껴지는 충격, 낚시할 때 물고기가 입질을 하거나 당겼을 때 느껴지는 무게감 등을 연출할 수 있다. 그러나 리얼감은 그동안 VR 시장을 찾기가 매우 어려웠고, 금고 등 기존 오프라인 손잡이 등에 모터를 제공하는 형태의 피버팅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는 애틱팹이다. 애틱팹 VR 대중화를 위해서는 이동 제약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VR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가설로 기술을 개발했고, 무제한 VR 공간 이동 체험을 제공하는 워크인 VR를 만들었다. 발동작 인식 모션 트레킹 센서를 활용, 고정된 자리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이며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된 제품이다. 사용자가 의자 위에 앉아서 360도 방향 전환을 하면서 VR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누구나 편안한 자세로 역동하는 VR 게임을 즐기고 싶은 유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기기다. 기존 제스처 인식 제품의 경우 인식률과 속도가 떨어져서 아날로그 컨트롤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기술은 딥러닝과 임베디드 컴퓨터 비전 기술 기반의 정확성, 속도, 확장성을 보유한 제스처 인식 솔루션을 개발해 큰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VR 콘텐츠 개발 업체의 반응을 기다리기에는 스타트업으로서 다소 무리가 있었고, 현재는 카메라를 활용한 TV 원격 컨트롤러로 피버팅하고 있다.
세 번째는 가변형 VR 컨트롤러 듀오패드를 개발한 한양대 학내벤처 디미콜론이다. '듀오패드'는 외형을 쉽게 바꿀 수 있는 가변형 VR 컨트롤러이다. 한 쌍으로 구성된 듀오패드는 각각의 상·하단에 자석이 내장돼 있어 손쉽게 외형을 바꿀 수 있으며, 변형된 형태는 각각의 모드를 스스로 인식해 VR에도 반영된다. 구현 가능한 네 가지 모드는 노멀 모드, 라이플 모드, 로켓런처 모드, 휠 모드이다. 이들 컨트롤러를 사용하면 VR 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손, 권총, 소총, 로켓런처 등 무기와 도구를 더욱 직관화해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는 하나의 게임 안에서도 수시로 컨트롤러를 변형해 운전과 총격전, 대포 발사 등 다양한 VR 상황을 즐길 수 있다. 이 스타트업은 학내벤처다운 도전정신을 유지하며 피버팅은 시도하지 않았지만 실제 게임 콘텐츠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다림이 필요해 보인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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