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핵심 장비협력사 세메스·원익IPS, 지난해 中 사업서 성과

삼성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핵심 협력사인 세메스와 원익IPS가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에 디스플레이 장비를 대거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 기업은 삼성 비중이 높고 경쟁사 대비 중국 진출이 늦어 별다른 수출 성과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차이나스타, HKC, CEC-판다 등 주요 기업에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 장비를 수출했다. 2018년이 중국 진출 원년인 만큼 올해도 수출 실적 확대를 목표로 잡았다.

28일 양사에 따르면 지난해 세메스는 중국에 약 1500억원대, 원익IPS는 약 1000억원대 디스플레이 장비를 수출했다. 중국 패널 제조사가 OLED와 LCD에 고루 투자하면서 양사도 현지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았다.

세메스는 HKC 8.6세대 LCD, 차이나스타 6세대 OLED, CEC-판다 8.6세대 LCD 투자 프로젝트 등에 참여해 성과를 거뒀다. 세정, 현상(디벨로퍼), 코터(코팅) 장비와 습식식각 장비 등을 고르게 공급했다.

세메스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디스플레이 장비 수출 매출 규모는 약 1500억원대”라며 “이미 수주한 금액을 포함해 올해도 중국에서 괄목할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익IPS도 지난해 중국에 처음으로 대규모 디스플레이 장비를 수출했다. HKC 8.6세대 LCD 라인 등에 장비를 납품하며 처음으로 약 1000억원 규모 수출 성과를 거뒀다. 건식식각(드라이에처) 장비 등을 공급했다.

원익IPS는 매출의 약 80% 이상이 반도체 장비 사업에서 발생할 정도로 반도체 비중이 높다. 디스플레이 장비는 주로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투자를 급격히 줄이면서 중국 사업에 자연스럽게 무게가 실렸다.

원익그룹은 원익IPS, 테라세미콘, 원익머트리얼즈, 원익큐앤씨 등 주요 계열사가 효과적으로 중국에 진출하도록 현지에 사무소를 설립하는 등 중국 비중 확대를 준비해왔다. 다른 장비·소재 경쟁사보다 중국 진출이 늦은 탓에 수출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을 고민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원익IPS 외에 원익테라세미콘, 원익홀딩스 등이 현지 패널사에 장비와 소재를 납품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원익IPS 성과가 두드러졌다.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은 디엠에스, AP시스템, 비아트론 등 주요 국내 장비기업 대다수가 진출했다. 삼성이 반도체·디스플레이에 대규모 설비를 투자하면서 상대적으로 이 사업 비중이 높은 일부 핵심 협력사가 중국 진출이 늦었다. 세메스는 삼성전자 장비 자회사인 특수성 때문에, 원익IPS는 반도체 장비 사업과 삼성에 집중된 사업 구조 상 중국 진출에 빠르게 대응하기 힘들었다.

올해 삼성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투자가 예년보다 줄어들 전망이어서 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수출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OLED 장비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룬 성과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만약 OLED 장비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중국 수출문이 좁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OLED 공정에 따라 국가핵심기술이 달리 지정되면 이에 해당하는 기업과 해당하지 않는 기업간 수출 성과가 달라질 수 있어 추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장비기업 한 관계자는 “올해 디스플레이 투자 감소에 대비해 많은 장비기업이 비상경영 체제를 시작했다”며 “최대한 많은 사업 기회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올해도 중국 수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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